[문화] “조선인 거짓말 잘해”…하멜 이름, 유럽학술상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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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군 하멜기념관 앞 그의 동상. 강진은 하멜이 유배됐던 곳이다. [중앙포토]

『하멜 표류기』에 조선인을 향한 부정적 서술을 남긴 헨드릭 하멜(1630~1692)의 이름이 유럽 한국학계의 대표 학술상 명칭에서 제외된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에딘버러에서 열린 유럽한국학회(AKSE) 총회에서는 기존의 ‘헨드릭하멜상’ 명칭을 ‘AKSE상’으로 변경하는 안건이 표결을 통해 통과됐다.

하멜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회계사 겸 서기로, 상선을 타고 일본으로 향하던 중 배가 난파돼 제주도에 표착했다. 13년간 조선에 억류됐다가 탈출한 뒤, 경험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유럽 각국에서 출간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한국에서는 『하멜 표류기』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졌다. 해당 서술에는 “조선 사람은 물건을 훔치고 거짓말하고 속이는 경향이 강하다”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하멜의 기록은 200년 넘게 유럽 사회에서 조선에 대한 유일한 정보로 인식됐다. 조선인을 거칠게 묘사한 내용이 왜곡을 가져왔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하멜의 이름을 딴 상의 존재를 문제 삼아 왔으며, 명칭 변경을 요구해 왔다.

이은정 베를린자유대학교 한국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19세기까지 하멜의 책을 읽은 유럽 뱃사람들이 조선 근처를 지날 때 무서워서 항해 속도를 높였다는 기록도 있다”며 “하멜은 기념해야 할 인물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조명해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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