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이시바 '참의원' 선거 먹구름…도쿄도의회 제1당 자리 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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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22일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쓴잔을 들이켰다.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전초전’으로 불린 이번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특별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는 도민퍼스트회에 4년 만에 제1당 자리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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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도쿄도의회 선거가 열린 22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의 이란 폭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PA 지지통신=연합뉴스

전체 127석 가운데 자민당은 기존 33석에서 12석 줄어든 21석을 획득했다. 2017년 선거 당시(23석)보다 적은 의석수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도민퍼스트회는 31석을 유지하며 제1당 자리를 차지했다. 공명당 의석은 23석에서 19석으로 줄었고, 공산당도 19석에서 14석으로 감소했다. 의석수를 늘린 곳은 입헌민주당(15→17석)과 국민민주당(0→9석), 참정당(0→3석)이었다. 지난해 10월 자민당 총재 자리에 오른 뒤 중의원 선거에서 15년 만에 연립의당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이시바 총리로선 두 번째 선거마저 제1당 자리를 놓친 셈이다. 이례적으로 투표일 직전 접전 지역에 지원 유세까지 나선 이시바 총리로선 부담스러운 결과기도 하다.

이번 도쿄도의회 선거 핵심은 물가와 정치자금 문제였다. 특히 일 년 만에 쌀값이 두배로 치솟고, 쌀문제를 담당하는 농림수산상이 “쌀을 사본 적 없다”는 발언까지 하면서 여론에 불을 지폈다. 이시바 총리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전 환경상을 새 농림수산상으로 기용하며 진화에 나섰다. 구원투수로 나선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비축미를 풀며 2000엔(5㎏ 기준)대로 쌀값을 잡겠다고 공언했다. ‘신지로 현상’이라 불릴 정도로 그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이시바 정권 지지율도 반등했다. 지지통신 여론조사(13~16일)에선 전월 대비 6.1% 포인트 오른 2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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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도쿄도청사 앞에 도쿄도의회 선거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AFP=연합뉴스

요미우리는 이런 ‘신지로 현상’으로 자민당 내에서 7월 선거에 대해 자민당 내에서 ‘낙관론’이 번졌다고 전했다. 자민당의 한 베테랑 비서가 “자민당에 대한 역풍은 잦아들고 있다. 정치자금 문제는 끝났다”고 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로 자민당 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도쿄도의회 의원들 사이에서 불거진 정치자금 문제를 민심이 무겁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통상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40~50석을 유지하던 자민당이 역대 최저 의석수를 확보하는 데 그쳤고, 제1당 자리도 도민퍼스트회에 내준 상황에서 이시바 총리가 참의원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느냐는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4년 만에 한번 치러지는 도쿄도의원 선거와 3년마다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가 겹친 해에 선거 결과가 정권 퇴진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는 점도 자민당 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89년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리쿠르트 사건과 소비세 문제 등으로 참패한 뒤 이어진 참의원 선거에서 대패하면서 이로 인해 우노 소스케(宇野 宗佑) 정권이 퇴진했다. 참의원 선거가 정권의 ‘중간 평가 선거’ 성격을 갖는 만큼 이시바 총리 참의원 선거에 앞서 치러진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를 가볍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요미우리는 “이시바 총리의 정권 운영에 대해 자민당 내 불평과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참의원 선거 후 옛 아베파를 중심으로 이시바 총리에 대한 반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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