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건진은 정치∙법조 브로커" 검찰, 특검에 보고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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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4월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나서며 지지자들에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검찰이 건진법사 전성배(64)씨를 이권·수사무마·인사 청탁을 벌인 ‘정치·법조 브로커’로 판단한 보고서를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에 이첩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이 전씨를 법조 브로커로 적시한 건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에도 전씨가 수사 무마에 개입한 정황을 일부 포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는 전씨를 “이권, 수사무마, 인사청탁을 하는 정치·법조브로커”라고 적시한 수사보고서를 작성했다. 해당 보고서는 전씨 수사 기록과 함께 특검팀에 이송할 예정이다.

2020년 수사 무마 정황 포착…'첩보 유출' 윤핵관은 누구?

검찰은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및 검찰총장 재직 시절 2018년과 2020년 기업인 등 사기 사건을 전씨가 무마했다는 의혹도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 출범 이후에도 참고인 등을 불러 해당 의혹을 조사했다고 한다. 다만 전씨가 누구를 통해 수사 무마에 나섰는지 등은 특검의 과제로 넘어갔다. 또 전씨의 조력자에 대한 수사도 특검이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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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남관 당시 대검찰청 차장검사. 오종택 기자

특검팀 수사가 대기업으로 뻗을 가능성도 있다. 전씨가 “큰 기업체의 기도비는 최대 3억원까지 받았다"며 “대기업에서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진술한 바 있어서다.

특검팀은 전씨가 통일교 라스베이거스 원정도박 의혹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도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전씨가 윤모(48)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경찰 고위직을 소개시켜줬다”는 참고인 진술을 확보했다. “윤핵관(윤석열 전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수사 첩보를 알려줬다”는 취지의 윤 전 본부장 육성 녹음 파일도 확보한 상태여서 향후 특검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상대로 수사에 나설 수 있다.

특검팀, 김건희 청탁용 샤넬백 확보 최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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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통일교 측이 전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목걸이와 샤넬백의 행방을 찾는 것을 포함해 물증 확보, 법리적 쟁점 해결 등도 특검팀의 과제가 됐다.

건진법사 의혹에 대한 특검팀의 당면한 과제는 김 여사 청탁용 선물 확보다. 검찰이 윤 전 본부장이 전씨를 통해 전달했다는 6000만원대 그라프 목걸이, 합쳐서 2000만원 상당인 샤넬백 2개 등의 행방을 6개월여간 찾지 못하면서다. 윤 전 본부장은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특혜 등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목걸이·가방 등을 받은 바 일절 없다”는 김 여사 대면조사 역시 특검팀 몫이다. 앞서 검찰은 전씨에게 받은 샤넬백 2개를 매장에서 다른 가방 3개와 신발로 교환한 유모 전 대통령실 행정관, 인테리어업체 21그램 대표의 아내 조모(55)씨 등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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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들 모두 “김 여사와 무관한 전씨의 사적 심부름”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샤넬 신발과 김 여사 발 사이즈가 동일하더라도 핵심 증거가 되긴 부족하다”며 “김 여사에 제3자 뇌물죄 등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선 실물 찾기가 급선무”라고 말했다.

檢, 건진 처남·김 여사 수행비서 역할 추궁

검찰은 전씨가 처남 김모(56)씨와 함께 검경 인사에도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전씨 압수수색과 전자기기 포렌식 등을 통해 검경 명함 및 이력서 수백장을 확보하면서다. 또 전씨가 공기업 인사 등에도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검찰은 인사 청탁 의혹 관련 참고인들을 소환하며 처남 김씨와 김 여사 수행비서들의 역할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정 검경 인사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김 여사 수행비서들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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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특검은 검찰 수사 기록을 토대로 인사 청탁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에 나설 전망이다. 수사 핵심은 전씨가 인사 청탁에 실제로 개입했는지, 그 대가로 금품이 오갔는지 등이다. 또 전씨가 양재동 불법 캠프와 대선캠프 산하 네트워크본부 등을 운영한 공로를 내세워 특정인 인사를 요구했는지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수사가 더딘 공천 개입 의혹도 특검팀의 과제다. 검찰이 전씨의 2022년 지방선거 공천 청탁 의혹에 연루된 국민의힘 의원들과 후보들에 대해 조사를 진척되지 않아서다. 김 여사 샤넬백 수수 의혹에 집중해 공천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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