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발달장애아 엄마 투사'에서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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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23일 지명된 강선우(47)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발달장애 딸을 둔 엄마다. 딸은 그의 정치 입문의 계기이자 의정 활동의 원동력이었다.

강 후보자는 이화여대 영어교육학과와 동 대학원 소비자인간발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주립대에서 인간발달·가족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미 사우스다코타주립대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2023년 펴낸 저서 『엄마, 심장 따라서 가!』에서 "교수로 임용되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지만, 어느 순간 모든 것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내 딸아이뿐만 아니라, 내 딸아이와 같은 모든 친구 또한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직접 만들겠다는 결심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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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KBS와 인터뷰에서 딸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이는 강선우 의원. 사진 KBS 영상 캡처

강 후보자는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순위 29번을 받았지만 낙선했다. 귀국길 비행기 안에서 입당 신청서를 작성하며 비례대표 공천을 자청한 일화가 알려져 있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등을 거쳐 2020년 제21대 총선 서울 강서갑에 출마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당시 현역이던 금태섭 전 의원을 경선에서 꺾고 공천을 받아 주목받았고, '강한 엄마 강선우'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당선 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18세 발달 장애 딸이 건강 문제로 엄마의 부재를 힘들어한다"며 "매일 '내 엄마니까'라는 이유 하나로 응원해줬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초선 의원 시절 당 대변인과 원내부대표를 지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그의 의정 활동은 장애인 정책에 초점을 맞춰졌다.

특히 2022년 발달 장애 자녀를 살해한 뒤 부모마저 극단 선택을 하는 비극이 반복되자 강 의원은 '발달장애 참사 대책 마련을 위한 촉구 결의안'을 준비해 여야 의원 178명 공동명의로 발의했다. 그는 여야 의원 전원에게 손편지를 직접 써가며 동참을 요청했다. 당시 결의안은 21대 국회에서 가장 많은 의원이 발의에 참여해 원안 그대로 본회의를 통과한 유일한 사례로 기록됐다.

강 후보자는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 재선(강서갑)에 성공한 뒤 복지위 간사로서 국민연금 모수 개혁안 여야 합의 처리를 이끌었다. 1년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청사진을 설계하는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애인 부모 단체들은 그의 지명 소식을 환영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관계자는 "강 후보자는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눈높이에서 소통해온 인물"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실현에 있어 중심적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선순 한국장애인부모회 중앙회장은 "장애인 부모로서 환영할 일"이라며 "장애인 부모 중 한부모 가족이 많다. 관련 여러가지 정책을 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78년생
▶대구광역시 출생
▶제22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 갑)
▶제22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제21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
▶전(前) 미국 사우스다코타주립대 조교수

〈학력〉
▶이화여대 사범대학 영어교육학과 학사
▶이화여대 대학원 소비자인간발달학과 석사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매디슨캠퍼스 인간발달 및 가족학 박사

강 후보자가 여가부 장관에 임명된다면 2024년 2월 김현숙 전 장관 사임 이후 1년 넘게 이어진 여가부 수장 공백 사태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강 후보자는 이날 여가부를 통해 "더 낮은 곳, 더 어려운 곳, 더 아픈 곳으로 제 몸과 마음이 흐르도록 하겠다"는 내정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거친 삶을 버텨내고 계신 국민 한 분 한 분의 발을 따뜻하게 감싸는 이재명 정부의 여성가족부가 되도록 노력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있을 국회 인사청문회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장관 지명에 따라 국정기획위 기획위원은 다른 인사로 교체될 예정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5월 28일 페이스북에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며 "성 평등은 통합과 포용,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하는 핵심가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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