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6월 들어 대미수출 4.3% ‘깜짝 반등’…관세 정조준 피한 반도체 56% 늘어
-
3회 연결
본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여파로 주춤했던 대미(對美) 수출이 이달 들어 ‘깜짝’ 반등했다.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대미국 수출은 74억2300만 달러(약 10조26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했다. 관세 여파로 지난달 8.1% 줄었던 대미국 수출액이 이달 들어 방향을 위로 틀었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한국의 양대 수출 시장으로 꼽힌다. 미국으로의 수출이 늘면서 이달 20일까지 전체 수출액(387억 달러)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수출액 상승 폭은 더 크다. 이달 1~20일(14.0일)의 일평균 수출액은 27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4.5일, 24억6000만 달러)보다 12.2% 상승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수출이 보통 월말에 집중되는 점을 고려할 때 6월 전체 수출액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 수출은 반도체가 있어 버텼다. 관세청 통계를 보면 이달 1~20일 대미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56.1% 증가했다. 전체 반도체 수출액 역시 21.8% 늘었다.
산업부 집계 결과 올 1~5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0.9% 감소한 2749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583억 달러로, 동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2022년 567억 달러)을 찍었다. 인공지능(AI)용 고부가 반도체 수요 증가, 메모리 가격 상승 등 덕분이다.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은 11.0% 증가했는데, 자동차(-2.5%)·석유화학(-10.6%) 등 수출이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미 수출 증가는 반도체가 트럼프발 관세 조치에서 제외된 영향도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만간 반도체에도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 D램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단가 상승 등으로 수요 기업이 재고를 쌓아두는 등 가(假)수요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수출도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2일 보고서에서 상반기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늘었지만, 하반기엔 5.1%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중동 정세 불안도 변수다.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해상 수송로가 막히면 수출에도 큰 악재다. 문신학 산업부 1차관은 이날 수출 동향 점검 회의를 열어 “중동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유사시 필요한 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