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BTS 슈가, 50억 기부 “자폐 치료센터 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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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민윤기 치료센터 착공식에 참석한 BTS 슈가(왼쪽)와 금기창 연세의료원장. [사진 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과 방탄소년단(BTS) 슈가(본명 민윤기)가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 전문 치료센터를 설립한다.
세브란스병원은 23일 소아청소년 자폐 환자를 위한 ‘민윤기 치료센터’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오는 9월 병원 내 제중관 1층에 문 열 예정이다. 자폐 환자를 비롯해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음악을 활용한 사회성 훈련 등 새로운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응용행동분석·언어치료 등 기존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병원에 따르면 청소년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에 관심을 지닌 슈가는 음악적 재능으로 소아청소년 환자에 도움 줄 방법을 찾아왔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그는 소아정신과 권위자인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와 소통하게 됐다. 천 교수의 인터뷰 등을 본 슈가가 소속사에 요청해 이뤄졌다.
슈가는 천 교수와 교류하며 자폐 환자에겐 생애 주기에 맞는 장기 치료가 꼭 필요하지만, 그런 치료를 할만한 시설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는 자폐 환자 특화 치료센터를 건립해달라며 병원에 50억원을 기부했다.
천 교수와 슈가는 치료센터 건립과 음악을 활용한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함께하는 한편, 기존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에 음악을 접목한 새로운 프로그램도 만들어냈다. 슈가는 지난 3월~6월 주말을 활용해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다. 기타 등 악기를 연주하며 소아 환자들과 화음을 맞췄고, 아이들에게 악기 연주법을 가르쳤다.
병원 관계자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아이들의 감정과 언어 표현이 늘어났고, 다른 아이와 협력하는 등 사회성이 훈련되는 효과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언어치료만 받을 때는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오모(10)군과 이모(12)군은 음악 프로그램에선 악기를 스스로 선택했고, 박자에 맞춰 연주했다. 색소폰을 배운 김모(18)군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연주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냈고, 의료진의 관심과 칭찬에 반응을 보였다.
천 교수는 “재정적 후원을 넘어, 지난 수 개월간 슈가가 보여준 진정성 있는 재능기부와 봉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늘 진지하고 지성적인 태도로 한결같이 보여준 슈가의 성실한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슈가는 “아이들의 치료 과정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큰 감사이자 행복이었고, 더 많은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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