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민의 기업] '능동형 CA 저장기술' 적용해 여름 배춧값 폭…
-
3회 연결
본문
농촌진흥청
‘CA저장고’로 봄배추 저장기간 연장
9월 여름철 배추 수급의 안정 도모
저온성 필름, 미세살수 등 기술 적용
준고랭지서도 여름배추 조기 재배

배추 수급 안정을 위해 농촌진흥청은 봄배추 저장기간 연장을 위한 능동형 CA저장고 개발, 환경조절기술 적용, 반쪽시들음병 미생물 퇴비 방제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환경조절기술을 적용한 배추밭. [사진 농촌진흥청]
최근 배추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여름철 가격 급등과 소비자 부담이 반복되고 있다. 봄배추는 4~6월에 집중적으로 생산되고, 여름철(7∼8월)에는 배추 재배가 어려워 공급량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정부는 정책수단을 동원해 시장 안정에 나서지만, 재배지역 확보, 농업의 기계화, 품종 개량, 장기저장기술 개발 등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 구축이 필요하다.
CA저장고 보급 통해 가격안정화 효과 기대
이중 빠르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 기체환경을 제어하는 장기저장기술이다. 저산소를 유지해 생리작용을 억제하고 저장기간을 1.5~2배 이상 연장할 수 있다. 저온저장으로 1.5개월 저장할 수 있는 봄배추의 저장기간을 CA(Controlled Atmosphere)저장고를 이용해 약 3개월까지 연장해 9월 여름철 배추의 수급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능동형 CA 저장기술’을 활용한 봄배추 저장이 수급 안정 대안으로 주목받는 이유이다.
CA저장고는 저장고 내부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해 농산물의 호흡을 억제하고 품질 변화를 지연시키는 기술이다. 저장 대상 품목과 조건에 따라 최적 환경을 설정하는데, 일반적으로 산소 농도를 2∼5%, 이산화탄소 농도를 1∼5% 수준으로 유지한다.
최근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능동형 CA저장고’는 보다 정밀한 기체센서(0.01%)와 기체조절장치가 능동적으로 연동돼 저장된 농산물의 호흡률을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산소 농도를 자동 조절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기존 수동형 CA저장고보다 더 안정적이고 긴 저장이 가능하며, 기계장치를 효율적으로 제어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3평형(10㎡) 능동형 CA저장고를 이용해 월동배추는 5개월, 봄배추는 3개월 저장에 성공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보은거점산지유통센터에서 30평형 능동형 CA저장고를 이용해 약 90t의 봄배추를 저장하는 실증연구를 민·관 협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CA저장고의 경제성과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사과·배추 연계저장 효과를 검토하고 있다.
능동형 CA저장고의 보급 확대로 가격안정화 효과가 커지면 봄배추 재배농가의 수익 증가와 여름철 배추 소비자의 부담 경감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비축용 물량을 CA저장을 통해 확보하면 품질 저하로 인한 폐기 등 비효율적 대응에서 벗어나 비축신선농산물 공급을 통한 효율적 예산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주산지 단위 농협, APC(산지유통센터) 등에 CA저장고를 확충하고, 저장기술 매뉴얼과 보관 중 품질관리기술을 보급하면 현장 적용성을 높일 수 있다. 사과(11~6월)와 봄배추(6~9월)를 연계저장할 경우 농업시설 연중가동률을 높일 수도 있다.

보은거점산지유통센터에서 추진되고 있는 능동형 CA저장고를 이용한 봄배추 저장 실증연구 장면.
여름배추 조기 출하 위한 환경조절기술
또 농촌진흥청 채소기초기반과 연구진은 지자체와 협업해 준고랭지 지역에서 배추를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검토하고 현장 실증을 추진한다. 준고랭지 배추의 새로운 재배 양식은 고랭지보다 온도가 1~2도(℃) 높은 해발 400~600m의 준고랭지에서 기존 재배보다 이른 시기에 여름배추를 재배해 9월 상중순에 출하하는 것이다.
준고랭지의 불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저온성 필름, 미세살수, 생리활성제 등 환경조절기술도 적용하고 있다. 저온성 필름은 기존의 폴리에틸렌(PE) 필름을 개량해 복합소재로 제작한 투과성 광 반사 필름으로 기존 흑색 필름보다 토양 온도를 4~6도 떨어뜨린다. 미세살수는 이상 고온 시 미세하게 물을 뿌려 기온을 3~4도 낮춰 고온 피해를 예방하는 기술이다. 생리활성제는 고온 스트레스를 낮추는 키토산·글루탐산·살리실산 등으로, 이를 교차로 뿌려주면 배추 무게가 13~20% 증가한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이들 기술을 적용해 여름배추의 16일 조기 출하(9월 중순)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차간 기상에 따른 안정성 확인을 위해 지난해부터 같은 장소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반쪽시들음병이 발생한 배추 모습.
반쪽시들음병 미생물 퇴비 방제 기술 개발
반쪽시들음병은 토양에 번식하는 버티실리움 병원균(Veticillium spp.)에 의해 발생한다. 감자·배추·무·토마토 등 260종 이상의 식물에서 나타난다. 배추 생육 후기에는 병이 급격히 진행돼 속이 차지 않아 수확할 수 없게 된다.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나 등록 약제가 없고 방제가 어려운 토양 병의 특성 때문에 피해가 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 연구진은 2018년부터 길항미생물(병원균이 생육할 수 없도록 억제하는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 방제제 개발 연구를 진행해 감자·배추 반쪽시들음병 방제에 효과가 있는 미생물을 선발하고 업체에 기술이전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시험 재배지에 토양훈증제와 미생물 퇴비를 함께 처리했을 때 방제가(병해충에 대해 농약의 방제 효과를 표시하는 수치)가 배추 70.1%, 감자 71.7%에 달했다. 농가 현장 실증시험에서는 배추의 시장 출하율이 90% 이상, 감자 수확량은 30% 이상 증가했다. 또 병 발생이 5∼7일 정도 지연됐고 발생 면적이 감소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강원도 강릉·태백 등 6개 농가 포장에서 현장 실증시험을 진행한다. 감자·배추의 다른 병에도 효과가 있는지 추가 연구를 할 계획이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