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제유가 한 때 7% 급락…"유가 중장기적으로 하향 안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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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이란이 미국의 중재로 24시간 잠정 휴전에 합의하면서 국제유가도 진정세로 접어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지시간 24일 오전 2시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 종가(배럴당 68.51달러)보다 3.94% 하락한 배럴당 65.81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브렌트유 선물도 전날(71.48달러)보다 3.57% 떨어져 배럴당 68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전날엔 이른바 '약속대련'으로 해석되는 이란의 보복 군사 행동이 벌어진 직후 브렌트유와 WTI는 각각 7% 급락하며 마감했다. 2022년 8월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이틀간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온라인 트레이딩업체의 IG의 분석가인 토니 시커모어는 “휴전 소식으로 인해 원유 가격에 내재된 위험 프리미엄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했다.
“잠정적 휴전이 실제로 발효·지속된다면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은 원유 시장의 기초 여건에 쏠릴 것”(블룸버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제 원유 가격이 약해진 '수요'와 넘치는 '공급'이라는 시장 논리에 따라 움직일 거라는 전망이다. 실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까지 만지작거린 일촉즉발의 위기에도 유가가 차분히 반응한 것도 이런 시장 논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즈호증권의 상품 분석가 로버트 야거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쟁 요인이 원유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이유는 지정학적 위기에도 원유가 대량으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신재민 기자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이유로 지난 4월부터 점진적으로 하루 생산량을 늘렸고, 다음 달 6일 추가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드릴, 베이비, 드릴(시추하라)”은 대선 당시 구호를 다시 꺼내며 미 셰일업체들에 공급을 늘릴 것을 압박했다. 반면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는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필립 노바의 수석 시장분석가인 프리양카 사크데바는 “휴전이 발표대로 지켜진다면 투자자들은 석유 가격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 봉쇄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본다면 유가는 중장기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하반기 추정 유가는 배럴당 62달러”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 한국전력은 연료비 하락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20% 넘게 급등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되찾은 게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원유는 물론 액화천연가스(LNG)·유연탄 등도 발전원으로 쓰는데, 장기 계약 LNG 가격은 유가와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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