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민석 “처가서 손 벌린게 2억원”…野 “해명 계속 바뀐다”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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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에서 열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는 증인도 참고인도 없었다. 여당의 반대로 증인과 참고인 채택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뒤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선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여야는 이날 김 후보자의 세비 외 수입과 그 출처를 두고 고성을 주고받았다. 최근 5년간 김 후보자가 거둔 세비 수익은 약 5억1000만원이었지만, 추징금과 생활비 등으로 지출한 돈은 13억여원이라는 것이 국민의힘의 주장이었다. 야당은 인사청문회 전부터 김 후보자의 수입과 지출 차액 8억원 중 김 후보자 장남의 유학 비용 2억원을 제외한 6억원의 출처 규명을 벼르고 있었다.
하지만 세비 외 수입 논란은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꺼냈다. 이날 인사청문회 첫 질의자로 나선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수입보다 지출이 몇억원 차이 난다고 한다”며 해명 기회를 줬다. 김 후보자는 “축의금, 조의금, 출판기념회 두 번과 처가 장모님에게서 간혹 받은 생활비가 모여 구성됐다”고 주장했다. 처가 지원은 김 후보자가 이날 처음 밝힌 내용이었다. 김 후보자는 “생활비가 부족해 200만~300만원씩 도움을 받았는데, 5년간 합쳐보니 2억원 정도가 됐다. 인사청문회 직전에 증여세를 처리했다”고 부연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2019년 12월 결혼식 축의금 약 1억원 ▶2020년 11월 장인상 부의금 약 1억6000만원 ▶2022~2023년 두 번의 출판기념회 약 2억5000만원 등 세비 외 수익 금액을 공개했다. 김 후보자는 장남의 유학 비용은 “엄마(전 배우자)가 책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통장 거래 내역 등을 제출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반복되는 요청은 거절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그동안 배우자 이야기가 없었는데, 해명이 계속 바뀌고 있다”고 따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자는 정부의 예산안 규모와 국가채무비율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쩔쩔매기도 했다. 다음은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과의 질의응답.
▶김 의원=“올해 정부 예산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아십니까?”
▶김 후보자=“정확한 숫자까지 말해야 합니까?”
▶김 의원=“대강 말씀하면 됩니다. 국가채무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아십니까?”
▶김 후보자=“한 20에서 30 정도 사이로 알고 있는데요?”
▶김 의원=“국가채무비율은 48.4%고, 올해 예산안은 673조원 규모입니다. 본인 재산 관리도 안 되면서 국가 전체 경제에 대한 그림도 갖고 있지 않아 유감입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선 고개를 숙였다. 2010년 중국 칭화대에서 취득한 석사학위 논문에 대해 “표절 검사 프로그램 결과 표절률이 41%였다”는 김희정 의원의 지적에 대해 “기술적인 주석과 옮겨 쓰기에 부족함이 있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에서 탈북자를 ‘도북자(逃北者·북에서 도망간 사람)’라고 쓴 것에 대해선 “중립적으로 ‘그곳에서 벗어난 사람’이라는 뜻으로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총리)직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여야 의원들 사이의 신경전도 팽팽했다. 청문회 초반 야당의 자료 제출 요구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에게 반말로 "조용히 하라”라고 소리쳤다. 이에 곽 의원이 혼잣말로 “미친 것 아니냐”라고 했다가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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