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동 리스크 줄자 시장 안도, 코스피 3년9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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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리스크로 살얼음을 걷던 국내외 금융·원자재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란·이스라엘 간 무력충돌이 봉합 신호를 보내면서다.

24일 한국의 코스피는 전일 대비 2.96% 오른 3103.64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3100을 넘은 건 2021년 9월 27일(3133.64) 이후 약 3년9개월 만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800.93으로 전 거래일 대비 2.06% 상승해 11개월 만에 800선을 회복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합의 소식으로 유가가 하락하고,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외국인·기관투자가의 순매수가 살아났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값은 주간장 기준 전날 대비 24.1원 오르며(환율은 하락) 1360.2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4.31%)와 SK하이닉스(7.32%) 등 반도체 대표주들이 강세장을 이끌었다. 26일(한국시간)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시장 기대를 상회하는 약 88억 달러(약 12조원)의 3분기 매출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마이크론은 반도체 업황을 점칠 수 있는 ‘풍향계’로 불린다. 삼성전자는 6만500원으로 마감해 약 3개월 만에 ‘6만전자’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SDI(4.43%)·LG에너지솔루션(2.21%)·에코프로(14.12%) 등 2차전지주도 강세였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정책 기대감에 코스피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단 이틀을 제외하고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중동 정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며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예정대로 입법되고, 기업들도 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 주주환원에 나선다면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 36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오는 7월 9일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종료, 불확실한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하 시기 등으로 올해 하반기엔 단기 조정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도 진정세로 접어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지시간 24일 오전 2시 기준 미국 서부텍사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 종가(배럴당 68.51달러)보다 3.94% 하락한 배럴당 65.81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브렌트유 선물도 전날(71.48달러)보다 3.57% 떨어져 배럴당 68달러에 거래됐다.

전날엔 이른바 ‘약속 대련’으로 해석되는 이란의 보복 군사행동이 벌어진 직후 브렌트유와 WTI는 각각 7% 급락하며 마감했다. 2022년 8월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이틀간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IG의 분석가인 토니 시커모어는 “휴전 소식으로 인해 원유 가격에 내재된 위험 프리미엄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했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이유로 지난 4월부터 점진적으로 하루 생산량을 늘렸고, 다음 달 6일 추가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는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황성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해협의 실질 봉쇄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본다면 유가는 중장기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하반기 추정 유가는 배럴당 62달러”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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