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모가 새벽 일 나간 사이…화마가 어린 자매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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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일하러 간 새벽 시간에 불이 나 집에 있던 어린 자매 가운데 언니가 숨지고 동생은 중태에 빠졌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4일 오전 4시 15분쯤 부산시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났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집 안에 있던 A양(10)과 B양(7)은 쓰러진 채 안방에서 발견됐다. 자매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A양은 숨지고 B양은 중태다.

거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은 집안 내부를 태우고 약 20분 만에 꺼졌다. 불길이 다른 집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날 오전 4시쯤 A양 부모(40대)가 일하기 위해 집을 나선 뒤 불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 부부는 오전 4시 25분쯤 “집에 불이 났다”는 이웃 주민의 연락을 받고 급히 되돌아왔고, 구조된 자녀들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경찰·소방 합동 감식에서는 거실 멀티탭에 전기 플러그가 과도하게 연결되고 스파크가 튄 흔적이 확인됐다고 한다.

이날 오후 A양 가족이 사는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는 장대비 너머로 검게 탄 A양 집 베란다 내부가 들여다보였다. 윗집 외벽에 그을음도 선명했다. 이곳에서 만난 50대 주민은 A양 자매에 대해 “손을 잡고 다니며 인사성도 밝은 착한 아이들이었다”고 기억했다. 또 다른 주민은 “화목한 가족이었다”며 “남편이 건물 청소 일을 하러 나가면 아내가 데려다주곤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양 부모는 새벽일을 마치고 아침에 돌아와 아이들을 등교시키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살림이 넉넉하진 않았다고 한다. 부산진구에 따르면 A양 부모는 지난 3월 주민센터에 생활고 지원 신청을 했다. A양 부모는 수급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지만, A양 자매는 기초생활수급 가운데 교육급여 대상자에 해당해 지원을 받았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사랑의열매 긴급지원 사업으로 화재복구비와 의료비 등을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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