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힘으로 만든 평화…트럼프, 휴전 서두른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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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이스라엘과 이란이 23일(현지시간) 전격 휴전하기로 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권이 작용했다.

당초 이 전쟁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시작했다. 따라서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아무리 동맹인 미국이 휴전을 중재하더라도 자국에 위협이 되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 데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해야 휴전에 동의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21일 이란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핵시설에 대한 전격적인 벙커버스터 공격은 이스라엘을 설득하는 데 주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SNS에 “우리가 때린 이란 시설들은 완전히 파괴됐고, 모두가 그것을 알고 있다”며 성과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을 서두른 또 다른 이유는 과거 장기전의 실패 교훈에 있다. 미국은 알카에다 세력과 오사마 빈 라덴 체포를 명분으로 2001년 시작한 아프간 전쟁이 진퇴양난의 수렁에 빠진 기억이 생생하다.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을 합하면 5000명이 넘는 미군 전사자가 발생했다. 1조 달러에 이르는 전쟁 비용도 미국 경제에 심각한 상처를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전쟁 확대는 큰 부담이었을 공산이 크다. 그는 집권 1기 때 “우리는 중동(전쟁)에 7조 달러를 썼지만 아무것도 안 남았다”고 하는 등 과거 미국이 벌인 전쟁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세계의 경찰국가 역할을 더는 맡지 않겠다는 대선 공약으로 재집권에 성공했는데 약속과 달리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개입하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대표되는 자신의 코어 지지층에서 강한 반대가 이어지는 상황도 정치적 부담이 됐을 거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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