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감독 “영어로 한국 문화 알릴 수 있어 자부심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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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 매기 강 감독. 사진 넷플릭스
미국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 지수 96%를 기록하고 전 세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만든 매기 강 감독이 “한국 문화의 힘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매기 강 감독 인터뷰
강 감독은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특히 한국에서의 반응을 걱정했는데, 너무 좋게 봐주셔서 긴장이 풀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를 통해 우리가 가진 불안, 두려움 같은 부분들을 완전히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는 힘들지만, 이를 이겨내고 극복하려는 노력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진정한 내가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또 한국에서 태어나 5세에 캐나다 토론토로 건너간 개인사를 공개하며 “문화적으로는 한국인이지만 북미에서 자랐기 때문에 양쪽 세계에 발을 다 딛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어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방식이 내게 맞다고 생각해 최대한 한국다운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케이팝을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 계기에 대해서는 “한국 문화에 대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나온다면 너무 멋있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그러던 중 악귀 디자인이 멋있어 보였고 케이팝 아이돌로 퇴마사의 정체를 숨기면 좋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케이팝이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뮤지컬 영화가 됐고, 좀 더 리얼한 여자 주인공을 내세운 슈퍼히어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매기 강 감독에 따르면 민화의 호랑이 디자인이 재미있어서 이를 작품에 차용했다고 한다. 사진 넷플릭스
이 과정에서 강 감독은 음악과 춤으로 요괴들을 물리치는 굿, 대체로 여성으로 그려지는 우리나라 무당을 주인공 걸그룹 이미지에 연결시켰다. 퇴마사 걸그룹 콘셉트가 잘 보여지려면 음악도 중요한 요소였다. 진정한 케이팝 음악을 만들기 위해 한국의 레이블과 협업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했고, 트와이스와의 만남도 이뤄질 수 있었다고 한다.
강 감독은 “더블랙레이블의 음악이 극중 걸그룹 헌트릭스의 무드나 감성과도 잘 맞다고 생각을 했다. BTS나 트와이스 같은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는 분들도 합류를 하면서 최대 8번까지 수정을 거치며 노래가 탄생했다. 트와이스는 많은 OST 중 ‘테이크 다운’을 선택해 불러줬을 뿐 아니라, 영화 홍보도 함께 해주신 훌륭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 장면의 음식들은 매기 강 감독이 어린 시절 좋아했던 것들이다. 사진 넷플릭스
의상이나 음식 등 배경에도 한국적인 요소를 넣기 위해 노력했다. 디자인을 위해 팀원 10명 가량을 데리고 한국 여행을 하며 북촌이 얼마나 가파른지, 민속촌은 어떻게 생겼는지, 명동 거리의 벽돌과 길 디자인은 어떤지 상세하게 사진을 찍어 분석했다고 한다.
“‘수저 밑에 냅킨을 까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이 부분을 꼭 추가해야 한다’는 스태프의 의견을 반영했어요. 이외에도 내가 어린 시절 좋아했던 한국 음식을 추가했고요. 영어 대사지만 마치 한국어를 하는 입 모양을 만들어준 애니메이터 등 모든 영역에 한국 분들의 손길과 한국적인 디테일이 들어갔습니다.”

높은 건물과 산이 어우러진 서울 모습. 남산타워는 저작권 허가를 거쳐 영상에 사용됐다. 사진 넷플릭스
작품엔 김윤진, 이병헌, 안효섭 등 한국배우도 참여했다. 이병헌은 영화의 콘셉트가 멋지다며 흔쾌히 성우로 참여했고, 김윤진은 단순히 현대의 한국을 그리는 것을 넘어 한국 전통 이야기를 녹인다는 점을 호평했다. 강 감독은 또 “K드라마의 남자 주인공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와 함께 하는 것이 우리 꿈이었는데 안효섭이 캐스팅되어 우리 이야기에 진정성이 부여됐다”고 기뻐했다.
전 세계에서 한국 문화가 주목받는 것에 대해선 “영어로 한국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렇게 문화적으로 온전히 한국적인 영화가 미국 회사에 의해서 제작이 된다는 사실은 한국 문화가 가진 강력한 힘을 나타내주는 증거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한국 문화가 얼마나 많이 발전해 왔는지, 한국이 문화적으로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서 굉장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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