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나토 간 美국무 "스페인 곤란해 질 것"…국방비 증액 반대에 면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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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증액하는 방침에 난색을 보인 스페인에 대해 "큰 문제"라고 비판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맞춰 이뤄진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다른 동맹과 파트너국을 고려하면 이번 행동으로 스페인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이 도달한 합의가 지속 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정상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모두가 약속을 지킨다면 더 유능한 파트너들과 함께 훨씬 더 강력한 동맹이 될 것이며 미국이 여전히 강력한 동맹의 일원으로 남으면서도 재원을 다른 지역으로도 재배치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국방비 지출을 2035년까지 GDP의 5%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합의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동맹국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해온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스페인이 막판에 해당 목표는 비현실적이라며 제동을 걸면서, 공동성명 합의문의 문구도 '우리는 약속한다'에서 '동맹들은 약속한다'로 완화됐다.
이는 각국 정부가 아닌 '동맹 전체'가 약속하는 형식으로 바꿔 국방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책임을 회피할 여지를 남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스페인의 지난해 기준 국방비는 GDP의 1.24%로 나토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방비 5%'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해온 기준선이며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동맹국에도 같은 수준의 지출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나토와 스페인에 대한 국방비 증액 압박은 앞으로 한국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앞서 국방비 지출 문제와 관련해 "스페인이 문제다. 스페인은 동의하지 않는데 그건 나머지 사람들에게 매우 불공정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루비오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비 증액 요구가 나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하며 이번 회담을 '트럼프 정상회담'(the Trump summit)이라고 부르고 싶다고도 했다.
러시아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추가 제재를 단행할 시점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제재를 확대하라는 유럽 측의 요청을 거부할 것이며 미국은 여전히 협상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재를 가하는 것은 러시아와 대화 여지를 닫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루비오 장관은 "만약 더 많은 제재로 러시아를 짓누른다면 휴전 협상력을 잃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누가 그들과 대화를 할 수 있겠냐"며,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경제 조치를 위한 적절한 시기와 장소를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미국이 중동에서 직접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데 따른 피해가 제한적이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거짓'(false)이라고 반박하며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서 훨씬 더 멀어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폴리티코는 이러한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프로그램 완전 제거' 주장보다는 좀 더 신중한 평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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