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속보] 심우정 퇴임사 "검찰 필수 역할까지 폐지하는 건 옳은 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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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심우정 검찰총장이 2일 퇴임사에서 “검찰의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것을 넘어서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필수적이고 정상적인 역할까지 폐지하는 것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 옳은 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퇴임사에서 “검찰의 공과나 역할에 대해서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의 수사와 기소 권한을 분산하는 내용의 검찰 개혁은 신중한 논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심 총장은 “형사사법시스템이 충분한 연구와 시뮬레이션 없이 변화됐을 때 어떤 부작용이 생기는지 이미 봤다”며 “형사소송법 등 개정 이후 형사사건 처리 기간은 두배로 늘어났고, 국민의 삶에 직결된 범죄에 대한 대응력은 약화됐다”고 했다.

이어 “형사사법제도 개편은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등 기본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충분한 시간과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지혜와 국민의 목소리를 꼼꼼히 경청해 진정으로 우리 사회에, 나라에, 국민 한명 한명에게 가장 바람직한 형사사법제도가 마련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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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를 표명한 심우정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뉴스1

심 총장은 퇴임식에 앞서 이날 출근길에서도 검찰 개혁과 관련해 “범죄를 처벌하고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국가의 형사사법시스템은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국가의 백년대계로서 형사사법 시스템이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사법 시스템은 각계각층 의견을 충분히 듣고 심도 깊고 신중한 논의를 거쳐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국민을 위하는 또 일선의 검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했다.

심 총장은 전날 “내가 떠나는 게 조직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심 총장은 243자 분량의 짧은 사퇴 입장문에서 “(검찰개혁이) 시한과 결론을 정해 놓고 추진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많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학계, 실무계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듣고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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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청사에서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심 총장의 사퇴는 지난해 9월 임기를 시작한 뒤 10개월 만이다. 심 총장은 검찰총장 임기(2년)제도가 도입된 이후 임기 도중에 물러나는 16번째 검찰총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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