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를 선거에?…日 참의원 선거 공약에 AI 활용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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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AI(인공지능)를 ‘민심 읽는 도구’로 선거에 활용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3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는 20일 치러지는 참의원(상원) 선거를 위해 AI를 활용해 공약을 만드는 정당들이 늘어나고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온라인에 퍼져있는 정보를 수집해 민심을 반영한 공약을 수립하고 나선 곳은 국민민주당. 지난해 10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의석수를 크게 늘린 데 이어 최근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처음 당선자를 내며 기세를 올리고 있는 야당 중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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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 설치된 선거벽보판에 후보자 포스터가 나붙고 있다. AFP=연합뉴스

국민민주당은 올해 AI를 사용해 약 6만건이 넘는 SNS 상의 의견들을 분석했다. 변화가 느린 일본에서 정당이 AI를 활용하고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국민민주당은 실제로 한 글을 보고 이번 참의원 선거 정책을 세웠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18세의 벽’으로 불리는 장애 아동의 돌봄 사각지대 해소 공약이다. 장애 아동일지라도 18세가 넘어가면 한국의 방과후 돌봄 서비스와 같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한 보호자의 글을 발견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자민당의 연립여당인 공명당도 AI 활용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3월 신규로 만든 사이트를 통해 조사를 실시했는데 모인 의견은 약 12만건. 공명당은 이 의견들을 AI를 통해 물가 대책, 사회보장과 같은 6개 항목으로 분류한 뒤 분석에 나섰다. AI가 분석한 ‘민심’은 고물가 대책(약 80%)에 쏠려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공명당은 물가 대책, 소득세 감세, 지원금 순으로 정책 우선순위를 정리했다고 한다. 또 AI 조사를 통해 실제 50대를 중심으로 “돌봄 휴가 시에 수입을 충실히 보장해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나타나자, 관련 정책에 반영하기도 했다.

일본유신회 역시 SNS상의 의견을 AI로 분석해 사회보험료 개혁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일본의 많은 정당이 선거를 앞두고 AI 활용에 나선 것과는 반대로 오랜 시간 집권을 이어가고 있는 자민당은 AI 활용이 높지 않다고 한다. 이번 참의원 선거 포스터의 구호를 결정하는 데엔 AI를 사용했지만, 공약 수립엔 활용하지 않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로 AI를 정책 수립의 도구로 사용하진 않고 있다.

한편 이날부터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정권의 중간 평가와도 같은 참의원 선거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기가 6년으로 3년마다 절반을 교체하는 참의원은 전체 의석수가 248석. 이 가운데 이번 선거에선 결원인 한 석을 포함해 총 125석의 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지지율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이시바 정권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의 연립여당 과반 의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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