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옥석가리기 나선 홍명보 "동아시안컵, 국내파 테스트 아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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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대비 첫 훈련에 나선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

"테스트라는 명목 하에 전쟁이 시작됐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2025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홍명보팀은 7일 오후 8시 중국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일 오후 8시 홍콩과 2차전, 15일 오후 7시 24분 일본과의 최종전까지 모두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어서 대회 기간에 올 수 없는 유럽파 선수들은 이번에 모두 빠졌다. K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 뛰는 신예 위주로 대표팀을 꾸린 홍 감독은 이번 대회를 2026년 북중미월드컵에 나설 국내파 옥석 가리기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홍 감독은 3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표팀 첫 소집 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갖고 "동아시안컵은 비교적 관심을 덜 받는 대회다. 감독에겐 선수들과 훈련하고 경기까지 치를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량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지난 예선부터 꼼꼼하게 K리거들을 관찰했다. 짧은 시간 동안 새로 발탁된 선수들의 적응 정도나 여러 부분을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 포지션마다 경쟁할 것이고 월드컵 본선이 1년 남은 상황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선수들은 높은 집중력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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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 승선한 포항 스틸러스 수비수 이태석(왼쪽)와 공격수 이호재. 김종호 기자

홍 감독은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2025 FIFA 클럽월드컵을 관전했다. 경기만 본 것이 아니라, 현지 환경을 살피며 내년 북중미월드컵을 대비했다. 클럽월드컵에선 밤에도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변수로 떠올랐다. 홍 감독은 "일단 매우 더웠다. 클럽 월드컵을 관전했는데 유럽 두 팀이 만나 정오에 경기를 했다. 현지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라고 하던데 너무 더웠고 선수들도 힘들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어느 지역에서 경기를 치르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장소가 지정되면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이다. 동부, 서부, 중부 날씨가 전혀 다르다. (내가 선수로 출전했던) 1994 미국 월드컵을 되돌아보면 상대에 따라 경기 시간을 다르게 했다. 조 추첨 후 맞춰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엔 '축구인 2세' 이호재와 이태석(이상 포항)도 발탁됐다. 이호재는 선수 시절 강력한 슈팅으로 유명했던 ‘캐넌 슈터’ 이기형 옌볜(중국) 감독의 아들이고, 이태석은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을용 경남FC 감독의 아들이다. 홍 감독은 "개인적으로 아버지 명성을 넘고 싶어 할 것이다. 당연히 존경심이 있겠지만 넘고 싶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느 포지션이든 치열한 만큼 이겨내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을용 감독은 축구 팬 사이에서 이 감독은 '을용타(打)'로 통한다. 2003년 동아시안컵 당시 중국전에서 상대 선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때려 퇴장당했다. 발목을 걷어차이자 화를 참지 못했다. 특히 엄살 부리던 상대를 근엄하게 꾸짖는 표정으로 더욱 화제가 됐고 별명까지 얻었다. 이태석은 "당연히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며 "아버지도 많이 반성을 하고 계실 것"이라며 웃었다. 중국의 거친 파울에 대한 대비책에 대해선 "대응하는 것보다 선수 실력으로 누르는 게 제일 바람직한 선택"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호재는 "아버지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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