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6억 한도' 직격탄...서울 12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 확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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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지난 6.27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12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 비중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은 게 고가 아파트 거래 위축에 즉각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고강도 대출 규제가 시행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에서 실거래 신고된 아파트는 350건. 이중 매맷값이 12억원이 넘는 비중은 24.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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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규제 전과 확연한 차이가 난다. 올해 1월 1일부터 규제 시행 전인 지난달 27일까지 서울에서 실거래 신고된 아파트(4만2378가구) 중 12억원이 넘는 비중은 42.7%에 달했다. 단기간이지만 규제 시행 이후 이 비중이 17.8%포인트 줄었다.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 지역은 당분간 거래 절벽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달 1일 기준으로 서울 자치구별 12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 비중을 보면 서초구가 93%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강남구(91.6%), 용산구(85.3%), 송파구(76.9%) 순이다. 이번 규제의 ‘타깃 지역’으로 꼽히는 성동구와 마포구는 각각 51.4%, 48.3%다. 반면, 같은 기간 강북구는 12억원 이상 거래가 ‘0건’이었다. 도봉구(0.4%)와 금천구(1.2%), 노원구(2.1%)도 비중이 작았다. 구로·관악구는 4% 초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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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서울은 집값이 비싼 지역일수록 대출 의존도가 낮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에서 매매로 소유권이 이전된 집합건물(아파트·빌라 등)의 채권최고액 비율은 50.4%였다. 집을 살 때 대출 비중이 절반 정도라는 얘기다. 채권최고액은 담보로 돈을 빌려준 은행 등이 대출자에게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한도금액으로 대출 비율을 짐작할 수 있는 수치다.

서초구의 채권최고액 비율은 39.5%로 가장 낮았다. 송파구(41.7%)와 강남구(46.1%), 마포구(47.1%)도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낮았다. 용산구와 성동구는 50%를 갓 넘는다. 반면 금천구는 이 비율이 65.5%로 가장 높다. 도봉구(63%), 강북구(62.6%), 노원구(60.1%) 등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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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하지만 집값이 비싼 곳일수록 실제로 받는 대출 절대 액수는 더 많다. 가령 현재 평균 시세가 30억5257만원(부동산 R114 기준)인 강남구는 채권최고액(46.1%)을 단순 적용해도 14억원 이상을 빌려야 한다. 반면 강북구(6억7516만원)는 채권최고액(62.6%)을 적용할 때 4억2000만원 정도만 빌려도 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 아파트는 현금 부자들만 사다는 오해가 있는데 실제로는 대출을 많이 동원하는 게 현실"이라며 "고가 주택일수록 대출 민감도가 높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번 대출 규제로 강남권과 한강벨트 아파트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상급지 갈아타기나 똘똘한 한 채 열풍이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컨설턴트 역시 "부동산으로 흐르는 유동성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대출 규제는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토허제 지역과 풍선 효과가 나타난 마포·성동·동작구, 경기 과천시, 성남 분당구 같은 지역은 당분간 거래 조정뿐만 아니라 가격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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