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중 전쟁 땐 대만 어떡할래”…日∙호주 놀라게한 美 실세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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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실세인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 차관이 지난해 4월 워싱턴DC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셉리 기자

미국이 일본과 호주에 대만을 둘러싼 미·중 전쟁 발발시 어떤 역할을 할지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런 요구를 한 인물은 주한 미군 역시 대만 방어에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줄곧 펼친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콜비 차관이 지난 몇 달 동안 일본과 호주 국방 관계자들과 회동에서 이런 압박을 가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동맹국들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대만 전쟁과 관련해 동맹국들에 새로운 입장을 요구한 것이다.

미국의 행동에 일본과 호주 등은 “놀랐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미국이 대만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대만 방어를 네 차례 언급하며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모호성을 유지하는 기조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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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잭 쿠퍼 미국기업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대만 침공시 미국이 어떻게 반응할지, 그리고 어떤 시나리오가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동맹국들이 스스로 무엇을 할지 밝히는 건 매우 어렵다”고 FT에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대만 사태와 관련한 구체적인 작전 계획과 훈련이 일본과 호주에서 진행되고 있긴 하다”면서도 “하지만 미국은 대만에 백지수표 안전보장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콜비 차관의 요구에 일본 방위성은 “대만 유사시라는 가정적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놨다고 FT는 전했다. 이번 FT 보도에 일본과 호주 외에 한국 정부가 비슷한 요구를 받았는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콜비 차관은 중국을 미국의 최대 위협국으로 규정하고, 미국의 자원과 병력을 중국 패권 억제에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요충지인 대만을 지켜야하고 주한 미군 역시 대만해협에서 미·중 충돌 대응으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혀왔다. 또 북한의 재래식 공격에 대해선 한국이 스스로 방어를 해야한다고도 했다.

콜비 차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방부 전략 및 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후 2기 행정부에서 실세 차관으로 중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돌연한 무기 지원 중단을 주도하며 국제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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