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오늘부터 청문회 수퍼위크…與 "낙마 0" 野 "강선우에 화력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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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관계자가 해양수산부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정부 1기 내각을 꾸리기 위한 인사청문회 ‘슈퍼위크’가 14일 시작된다. 보좌진 상대 갑질이나 제자 논문 가로채기, 겹치기 근무 등 후보자 별로 여러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어서 여야(與野)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청문회를 하루 앞둔 13일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국정 발목잡기를 하지 말라”고 촉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송곳 검증으로 민낯을 벗길 것”이라고 예고했다. 첫날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진행된다. 국민의힘은 특혜·갑질 전력과 입시·취업 비리 연루, 논문 표절 등 ‘7대 낙마 기준’을 세웠는데 보좌진 상대 갑질 의혹이 불거진 강선우 후보자에 화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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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4일 열린다. 그는 자신의 보좌진에게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강 후보자는 "전혀 그런 적 없다"고 했다. 뉴스1

강 후보자는 지명 이후 자신의 보좌진에게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 및 변기 비데 수리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그는 “전혀 그런 적 없다”고 해명했지만, 지난 12일에는 보좌진을 공항 보호구역 안으로 불러 짐을 들게 했다는 의혹도 추가됐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13일 “강 후보자는 피해 보좌진에 대한 법적 조치까지 예고했다”며 “보좌진까지 악마화하는 인면수심 막장극”이라고 논평했다.

정동영 후보자는 가족이 태양광 사업을 운영하는데도 지난 3월 태양광 사업 지원 법안을 발의해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고, 배경훈 후보자는 병역 특례제도인 전문연구요원 복무 시절 부실 근무 의혹을 받고 있다. 정 후보자는 “입법 취지에 공감해 발의했고 법안과 가족 회사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배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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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치기' 근무 의혹을 받는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는 15일로 예정됐다. 권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고 했다. 뉴스1

15일에는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다. 야당은 선출직 휴지기 시절, 여러 회사에 ‘겹치기’ 취업했다는 의혹을 받는 권오을 후보자를 상대로 한 집중 공세를 벼르고 있다. 야당은 허위 급여 수령이나 불법 후원 등을 의심한다. 그는 “커피 한잔하는 것 자체가 일하는 것”이라는 해명으로 논란을 키웠다. 임광현 후보자는 퇴직 후 설립한 세무법인이 2년도 안 돼 매출액이 수직 상승해 전관예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임 후보자는 “회계사를 포함해 직원 20여명이 올린 누적 매출”이라고 소명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예정된 16일에는 이 후보자 청문회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그는 논문 쪼개기에 제자 논문 표절, 제자 석사 논문을 요약해 750만원의 정부 연구비까지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선우 후보자와 더불어 이 후보자를 ‘낙마 1순위’로 꼽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지난 7일 국회에 총 26페이지 분량의 ‘인사청문회 관련 참고자료’를 제출해 각종 의혹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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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는 오는 16일 열린다. 이 후보자는 제자 논문 표절 의혹 등이 제기됐는데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17일에는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김정관 산업통상자부 장관 후보자,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18일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각각 열린다. 조현 후보자의 경우 한남 뉴타운 지정 직전 도로 부지를 매입해 1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어 논란이 됐다. 그는 “횡재(windfall)했다고는 생각했지만 악의성 투기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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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이번 인사청문회는 새 정부 초반 정국 주도권의 향배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민주당은 “결정적 한 방이 없다”며 후보자 전원의 ‘생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3일 KBS라디오에서 부적격 논란이 제기된 후보자들에 대해 “소명을 들어보고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다면 심각하게 고려할 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낙마는 없다”는 민주당의 기조가 바뀐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진 의장의 발언은) 원칙적이고 원론적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초대 장관 후보자들의 면면은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라며 “표절, 갑질, 탈세, 이념편향, 그야말로 ‘의혹 종합세트’”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 안팎에서는 ‘무(無)낙마 청문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대야소 권력 구조 때문이다.

167석 민주당은 앞서 국회 과반 의원 인준이 필요한 김민석 총리 임명동의안을 자력으로 통과시키는 힘을 보여줬다. 여기엔 또 여전히 자중지란인 야당 상황도 한몫한다. 국민의힘은 안철수 혁신위원장 사퇴 파동을 겪는 등 여전히 계파 간 갈등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진행 중인 ‘3대 특검’의 수사 여파와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저격수를 자처했던 주진우 의원이 여권으로부터 역공세 당하는 모습을 보며 야당 의원의 상당수가 몸을 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인사검증을 위한 ‘이재명 정부 공직 후보자 국민검증센터’를 지난 8일에서야 꾸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배경훈 후보자 등 국무위원 후보자 11명을 동시 지명한지 15일 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청문위원 숫자조차 여당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후보자들 입장에선 청문회까지만 버틸 경우 임명까지 무난할 것이란 생각하는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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