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0조 돈 푸는데 주담대는 규제…이재명 '발' 향하는 곳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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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테크박람회서 나온 투자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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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은 가능할까. 정부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등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보이면서 코스피도 완전히 3000선에 안착한 모습이다. 투자은행(IB) JP모건은 최근 “한국은 아시아·신흥국 가운데 핵심 비중확대 시장”이라며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본격화하면 5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6월 27일 열린 ‘2025 중앙재테크박람회’에 연사로 나선 곽상준 신한투자증권 광화문금융센터 부장 역시 “그동안 부동산으로 흐르던 (자금의) 물꼬가 이젠 증시로 흐르면서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수급만으로도 코스피는 앞으로 1000~2000포인트 더 오를 수 있다”고 봤다. 그 어느 때보다 ‘K상승장’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구체적인 하반기 투자 전략을 소개한다.

지난달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증시 불공정거래 근절’ 간담회에서 참석자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입 대신 발을 보라.”
정치인의 속내를 가장 잘 이해하기 위해선 말보다는 행동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코스피 5000’ 공약은 ‘진심’에 가까운 듯 보인다. 이 대통령은 당선 뒤 첫 외부 일정으로 한국거래소를 방문할 정도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간 증시도 ‘허니문 랠리’로 화답했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7월 11일까지 코스피는 17.7%, 코리아밸류업 지수는 19.5%나 올랐다. 여기에 정부는 돈을 풀되(추가경정예산), 이 돈이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가는 길목은 막고(대출 규제), 돈의 물꼬가 증시를 향하도록 각종 정책(상법개정안 등)을 쏟아붓고 있다. 모두 국내 증시에는 호재로 통하는 재료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에는 규제가 들어가는 한편 주식 시장에는 계속 인센티브를 주는 상황이 이어지면 시장에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며 “상법개정안에 이어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세제 개편까지 이어진다면 주식시장은 확실한 탄력을 받으면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미 일본에서 검증된 방법인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효과로 인해 국내 증시에 외국인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코스피를 전반적으로 밀어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6월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3조122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곽상준 신한투자증권 광화문금융센터 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본이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주가가 4배 오르는 것을 목격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본과 자본 시장 구조가 비슷한 한국에서도 정책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대표 지수인 니케이225는 2011년 3월 대지진 충격 이후 8160선까지 추락했지만, 밸류업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7월 4만2000선까지 치솟았다. 이와 관련 JP모건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는 2024년 초에 비해 훨씬 약하다”며 그 이유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보이는 관심을 고려하면 이는 더 좋은 진입 시점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렇다고 코스피 지수 자체에 투자하는 건 ‘하수’다. 그 안에서 주도주가 될 종목은 따로 있다. 이진우 센터장은 앞으로 국내 증시를 이끌 4개의 테마를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곽상준 부장 역시 ‘고수의 투자법’으로 코스피 5000 시대의 흐름에 맞는 주도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섹터(분야)는 상법개정안 통과로 수혜를 받는 종목이다. 곽상준 부장은 “상법을 개정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식 자본주의에서 미국식 자본주의로 옮겨간다는 의미”라며 “자사주 소각으로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올라가면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게 될 은행주를 제외한 금융주 ▶자사주를 많이 쌓아두고 있는 지주회사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 가운데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 등을 추천했다. 그는 “특히 증권주는 상법 개정안 통과 이후 증권 거래 자체가 활성화되는 호재까지 더해져 과거 고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신재민 기자
이진우 센터장 역시 “지주사의 ‘더블 카운팅(자회사 상장 등 중복 계산으로 인한 지주사 주가 할인)’ 우려가 해소되고, 주주 환원 정책이 강화되면 지주뿐 아니라 자회사도 같이 오르는 선순환이 일어나게 된다”며 “지배구조 재편이 필요하거나 개편을 앞두고 있는 지주사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이 센터장은 3대 섹터(분야)를 추가로 추천했다. 이 센터장은 밸류업 관련 종목 이외에도 ▶조선·방위산업(방산)·원전 등의 ‘B2G(기업 정부간 거래)’ 산업 ▶미용 관련 종목 ▶스테이블 코인 관련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우선 조선·방산·원전 관련 종목은 지속해서 한국 증시의 주도주로서의 위상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미국에 대응하는 조선과 유럽에 대응하는 방산, 그리고 인공지능(AI) 전력 수요에 따른 원전주가 유망할 것”이라며 “조·방·원(조선·방산·원전) 등 B2G 산업은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데다 경기나 관세 이슈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AI 등 장기적인 산업의 육성 과정에서 원전 관련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과 국제적 원자력 확대 계획, 투자 증가로 인해 중장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며 “특히 기존 원자로 대비 비용과 건설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는 2030년 첫 상업용 모델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수 뿐 아니라 강한 수출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미용 관련 종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전년 대비 93.2%(117만467명)나 상승했는데, 이들 중 60%(70만 5044명)가 피부과를 방문했다. 미용 분야는 ‘K 뷰티’라는 이름으로 수출까지 성장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36억 달러(약 4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 센터장은 “전통적인 화장품보다 틱톡·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채널에서 대규모 마케팅을 집행하는 브랜드가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며 “특히 K 콘텐트 바람을 타고, 미국보다 유럽 쪽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장 수혜 종목이 가시화되진 않았지만 향후 주목해야 할 국내 주식으로는 스테이블 코인 관련 종목이 꼽혔다. 미국에선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상원 문턱을 넘었다. 한국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발의되는 등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제도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 센터장은 “스테이블 코인은 금융 산업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슈기 때문에 이에 제대로 대응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기업과 추격하는 기업 간에 큰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며 “그동안 디스카운트를 받았던 증권사나 금융업에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금융사가 아닌 기업이 부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향후 시스템 설계와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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