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밀랍처럼, 부서지고 녹아도 강한 공예…제14회 청주공예비엔날레 9월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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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열린 제13회 청주공예비엔날레 전시 전경. 사진 청주공예비엔날레

연꽃 피는 계절에 한국에 오게 되어 기쁩니다. 청주 상단산성에서 큰 연잎을 찾아 본을 떴습니다. 한국의 벌이 만든 밀랍으로 종이처럼 얇은 연잎 수십장을 만들어 설치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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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본전시에 참여하는 프랑스 작가 모나 오렌의 '유키' 시리즈. 연잎 모양으로 캐스팅한 밀랍 수 십 장으로 구성됐다. 사진 모나 오렌

프랑스의 모나 오렌(50)은 30년 넘게 밀랍으로 작품을 만든다. 벌집을 이루는 노란 밀랍을 얇게 펴 연잎ㆍ양배추잎을 만든다. 천연염료를 넣어 양귀비꽃 모양을 만들기도 한다. 자연에서 온 재료로 식물의 모습을 찍어 여기 조명을 입혀 드라마틱한 설치 작업을 한다. 그는 주한 프랑스대사관 후원으로 제14회 청주공예비엔날레 국제 레지던시 작가로 초청됐다. 오렌은 "가는 곳마다 현지의 새로운 밀랍을 찾아내 새로운 작업을 했다. 그만큼 어딘가에서는 영원한 생이 만들어지는 셈"이라며 "청동 조각에 비하면 열과 추위에 한없이 약해 보이는 게 밀랍이지만,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9월 4일부터 60일간 청주 문화제조창 일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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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랍으로 작업중인 모나 오렌. 사진 청주공예비엔날레

2025 청주 공예비엔날레가 14일 서울 율곡로 아트코리아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 계획을 발표했다. ‘세상 짓기(Re_Crafting Tomorrow)’를 주제로 본전시에 모나 오렌을 비롯한 16개국 14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담배공장이 있던 청주 문화제조창 일원에서 악기장ㆍ낙화장ㆍ궁시장 등 한국 전통 장인, 건축가, 디자이너, 호주 선주민 직조 그룹 등이 보편 문명이자 탐미의 결정판, 사회적 실천이자 공동체와 함께 하는 공예의 힘을 보여줄 예정이다. 2023년에 이어 연임한 강재영 예술감독은 "마크 트웨인의 경고처럼 ‘불필요한 필수품을 한없이 찍어내는’ 고삐 풀린 현대문명에 대한 공예의 응답을 보여주겠다"며 "본전시의 80%가 신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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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율곡로 아트코리아랩에서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전시계획을 발표하는 강재영 예술감독. 권근영 기자

이외에 현대차와의 파트너십으로 청주공예비엔날레, 영국 맨체스터의 휘트워스 미술관, 인도 뉴델리의 국립공예박물관과 협력 순회전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특별전, 초대국가 태국 특별전 등 총 22개의 전시로 9월 4일부터 11월 2일까지 60일간 관객들을 맞는다. 9월 3일까지 성인 사전판매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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