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李 “실수하지 않는 게 공무원 의무”…공무원 사회 ‘군기 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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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실수하지 않는 것이 공무원의 의무”라며 공무원의 책임을 거듭 강조하자, 공직 사회의 긴장도도 한껏 올라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 2주기인 15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공무원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의무임에도, 그 의무의 불이행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참사를 당했다”며 “근본적인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 오송 참사 현장을 방문해 “관리를 부실하게 해 인명 사고가 나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기준으로 그 책임을 아주 엄정하게 물을 것”이라고 강조한 데 이어, 철저한 대비 태세를 거듭 주문한 것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각 부처를 상대로 폭염·폭우 대책을 꼼꼼히 물었다. 기상청엔 “올해 장마가 왜 예년과 양상이 다른가”,“기상청 예보관은 몇 명이냐”고 세세히 물었다. 또 “재난 대응 차원에서 기상청이 행정안전부가 아닌 환경부에 소속돼 있는 게 이상하지는 않냐”라는 질문도 던졌다. 장동언 기상청장이 “2008년 미세먼지 문제와 수자원 관리 문제로 인해 환경부 산하로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그런 배경이 있군요”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대통령은 소방청으로부터는 여름철 재난 대비 현황을 보고받고 “인명피해 발생 현황을 사안별로 철저히 조사해 안전 문제인지, 관리부실인지 살피라”고 주문했다. 또 안전 분야의 신고·포상 제도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국무조정실에 “전수 조사해 종합관리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성과를 낸 부처는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이 대통령은 ‘6·27 부동산 대책’을 마련한 김병환 금융위원장을 향해선 “금융위를 통한 적절한 규제로 인해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충청 타운홀 미팅’ 때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을 추켜세운 데 이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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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오후 지난 2023년 7월15일 내린 폭우로 침수돼 14명이 사망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신축제방 관련 브리핑을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이 대통령의 ‘채찍과 당근’에 공직사회에선 “공무원들의 군기가 모세혈관까지 들어섰다”(경제부처 과장)는 말이 나온다. 각급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 이뤄진 우수관 점검이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한강홍수통제소에서 현장 점검 회의를 열고 침수 피해 원인으로 꼽히는 우수관 관리 미흡에 대해 “돈이 없어서 못 한다는 지자체는 빨리 신고하라. 그런데도 문제가 발생하면 나중에 문책을 세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일주일 뒤 행정안전부가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300여억원을 조기 집행하자, 지자체들의 대응도 본격화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에 제주시는 경찰까지 나서 우수관 점검 작업을 했다고 한다”며 “통상 우수관 점검은 시청이나 동 단위에서 하는데, 이 대통령의 지시가 정부 조직 곳곳에 뻗어 나간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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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가 11일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HICO)를 방문해 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고위 관료들은 한층 더 바빠졌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될 경북 경주를 나흘 만에 다시 찾았다. 이 대통령의 현장 방문 지시에 따른 조치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가 직접 경주 지역의 노후화된 호텔에서 묵을 것”이라고 했다.

김 총리는 이 대통령으로부터 의정 갈등 해결을 당부받은 지난 7일엔 곧장 전공의·의대생 대표 등과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12일 의대생들의 전원 복귀 선언을 앞두고는, 국회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과 김영호 교육위원장과 만나 직접 상황을 챙겼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전날 APEC 정상회의 회원국 정상들에게 초청 서한을 발송했다고 1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APEC 회원국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21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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