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NG 올인한 한국 보란듯, 일본·중국 암모니아선 치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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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선 수주 경쟁

차세대 탄소 중립 연료로 주목 받는 ‘암모니아 선박’ 수주 경쟁이 뜨겁다. 화물창 기술을 갖춘 일본은 암모니아 운반선에, 저렴한 가격으로 선박을 건조하는 중국은 암모니아 추진선에 집중하고 있다. ‘매출 효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발주가 올해 들어 뚝 끊긴 한국도 차세대 선발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사사키조선소는 최근 종합상사 이토추로부터 암모니아 벙커링선(연료 공급선)을 세계 최초로 수주했다. 해상에서 다른 배에 암모니아를 공급하는 선박이다. 암모니아는 연소할 때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액화 수소보다 에너지 밀도가 1.5배 높다는 장점이 있다. 친환경 암모니아 1톤(t)당 가격은 574달러(약 80만원)로 천연가스보다 50~90달러 정도 비싸긴 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향후 암모니아 생산단가가 낮아져 운반선과 벙커링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암모니아 운반선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화물창이 영하 33도의 액화 온도를 유지하면서 암모니아의 독성을 견뎌야 하기 때문. 일본은 이 기술 장벽을 넘기 위해 조선사와 해운사가 힘을 합쳤다. 미쓰비시조선과 나무라조선은 해운사 미쓰이OSK라인과 함께 암모니아 운반선을 공동 개발에 나섰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컨테이너선·벌크선 등 중국이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범용 선박에 암모니아 엔진을 장착하는 것이다. 중국산 범용 선박의 가격은 국내에서 건조한 선박보다 20% 이상 저렴한데, 이 강점을 살린 전략이다. 중국선박그룹(CSSC)은 지난해 벌크선·컨테이너선·유조선 등 3개 선종에서 세계 최초의 암모니아 추진선을 각각 수주했다.

LNG운반선에 ‘올인’ 해왔던 국내 조선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LNG운반선은 국내 조선업계 상선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선종인데, 올해 상반기 글로벌 발주량은 8척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65척) 대비 87.7% 줄어든 수치다. 2018년 카타르 정부가 100척이 넘는 LNG운반선을 주문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전 세계 LNG운반선의 선복량이 연평균 7.1% 증가했다. 지난해 글로벌 LNG운반선 선복량은 1억2160만㎥로10년 전 대비 102.4% 증가했다. 업계는 공급과잉으로 추가 주문이 끊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는 가스 운반선 화물창 기술을 살려 암모니아 운반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암모니아 액화 온도는 LNG 액화점(영하 162도)보다 높다. LNG 화물창을 제작해온 국내 조선업계가 암모니아 운반선 기술도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암모니아 운반선 2척을 3396억원에 수주했고, 한화오션도 지난해 2척을 3312억원에 수주했다.

중국이 노리는 암모니아 추진선도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암모니아 추진선의 비중이 2030년 8%에서 2050년 46%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범용 선박 시장에서 한국이 중국보다 더 저렴한 배를 만들 수는 없지만, 더 품질이 좋은 배는 만들 수 있다”라며 “지금 개발하는 친환경 엔진의 연비 효율 차이를 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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