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니어스 법' 트럼프 서명만 남아…비트코인 12만달러 재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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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12만 달러 선을 재돌파했다. 스테이블코인(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암호화폐) 규제를 법제화한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이 시행을 앞두면서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미 하원이 지니어스 법안을 308대 122로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상원에서 지난달 통과한 이 법안은, 이르면 18일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공식 법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니어스 법안은 은행 등 민간기업도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미국 달러나 단기 국채 등 유동성 자산을 담보로 보유하고 연방·주정부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구체적인 규제도 명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가상자산의 제도권 금융 편입을 인정하는 첫 법안이 된다.

김경진 기자
‘클래리티 법’과 ‘반(反) CBDC 감시국가법’을 포함해 이른바 ‘가상자산 3법’이 미 하원을 통과하면서 암호화폐 가격은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1개당 12만 521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지난 13일 12만3200달러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나오면서 11만6000달러 아래로 밀린 바 있다.
리플(XRP)도 전날 대비 12.62% 올라 3.47달러에 다다랐고, 이더리움 가격도 2.78%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법안 통과는) 암호화폐 업계에 획기적인 승리를 안긴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 기술이 일상 금융 거래에 더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했다

17일(현지시간) 가상자산 3개 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2만 달러를 재돌파했다. 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암호 화폐 기반을 미 달러화로 재편하는 달러 패권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 대부분이 미 달러화와 연동돼있고, 미 국채를 담보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에 지니어스 법안 통과가 미 국채에 대한 수요를 높일 기회라는 기대도 크다.
월스트리트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암호 화폐가 제도권으로 유입될 장이 열린 셈이기 때문이다. 한때 암호화폐 회의론자로 꼽혔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우리는 JP모건 예치금 코인(JPMD)과 스테이블코인 모두에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고, 제인 프레이저 씨티은행 CEO도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월마트·아마존·페이팔(PayPal) 등 기업도 도입 검토에 뛰어든 상태다.

박경민 기자
하지만 변동성이 크고 규제가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은 위험 요소로 남아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등 미 민주당 의원들은 발행 회사가 파산할 경우 정부의 구제금융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공격적인 지원으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주류로 진입하면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이를 수용할지 대안을 모색할지 딜레마에 직면했다”며 “정책 입안자들은 금융 신뢰 위협과 범죄 통로로 활용될 위험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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