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계유산 '반구대 암각화' 수몰…울주 332㎜, 산사태로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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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사진 울산시

기록적인 폭우로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가 다시 물에 잠겼다. 19일 새벽부터 내린 비로 사연댐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20일 오전 현재까지도 암각화는 완전히 수몰된 상태다.

반구대 암각화는 국보 제147호 천전리 각석과 함께 '반구천의 암각화'라는 명칭으로 지난 12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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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사진 울산시

울산시에 따르면 사연댐 상류에 위치한 반구대 암각화는 댐 수위가 53m를 넘기 시작하면 침수가 발생한다. 실제로 19일 오전 5시쯤 수위가 53m를 돌파했고, 오후 1시쯤에는 57m까지 올라 암각화는 완전 수몰됐다. 20일 오전 기준 댐 수위는 58m로 집계됐다.

반구대 암각화는 장마와 태풍이 잦은 여름철마다 연평균 두 달간 반복적으로 침수돼왔다. 가로 8m, 세로 4m 크기의 신석기 시대 고래사냥 장면을 새긴 암각화 유산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의 완전 수몰은 2023년 8월 이후 2년 만이다.

울산시는 암각화의 지속적인 침수를 막기 위해 2030년까지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해 수위를 조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수문이 설치되면 하루 약 4만9000t의 식수 공급이 줄어들 수 있어 대체 수원을 인근 댐에서 확보하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지역 농업용수 확보에 대한 우려로 타 지자체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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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내린 폭우로 울산시 남구 태화강 국가정원 둔치 일대가 물에 잠겨 있다. 뉴스1 ((독자 제공)

이번 폭우는 반구대 암각화뿐 아니라 울산 전역에 걸쳐 피해를 남겼다. 2023년 태풍 '카눈' 이후 처음으로 국가정원이 있는 태화강과 동천 일대에는 홍수특보가 발효됐고, 도심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부터 19일 오후 6시까지 울산지역 누적 강수량은 171.9㎜를 기록했다. 울주군 두서면은 332.0㎜, 삼동면 269.5㎜, 북구 매곡동은 193.0㎜로 관측됐으며, 한때 시간당 58.5㎜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울주군·중구·남구 일대 도로 19곳에서 차량 통행이 일시적으로 전면 통제됐고, 태화강 일부 범람으로 강변 산책로와 둔치 주차장도 물에 잠겼다. 십리대숲 인근 체육시설 10여 곳이 침수됐다.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일대에서는 도로와 공터가 물에 잠겨 차량 50여 대가 피해를 입었다. 산사태 피해도 발생했다. 19일 오전 9시께 울주군 한 사찰에 토사가 유입됐고, 성수면 왕방·사촌·하잠 마을 주민 150여가구에는 일시적인 대피 권고가 내려졌다. 일부 주민은 마을회관에 머물렀다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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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내린 폭우로 울산시 중구 울산교 하부 도로가 물에 잠겨 통제되고 있다. 뉴스1

같은 날 정오쯤에는 범서읍 천상정수장에서 언양읍으로 이어지는 지름 900㎜ 송수관로가 일부 파손돼 울산 서부권 6개 읍·면 지역에 20일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울산시는 피해 복구에 본격 착수했다. 시 관계자는 "강변 주변을 정비하고, 침수되거나 유실된 제방·도로·주차장 등에 인력을 투입해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단전과 단수 등 시민 불편 사항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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