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대규모 감세법안에…"韓전기차 미국 판매, 최대 19억 달러 감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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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
미국에서 대규모 감세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이 지난 4일부터 시행되면서 한국산 전기차의 미국 내 판매액이 최대 19억 달러(약 2조7000억원)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가 20일 발표한 ‘미국 트럼프 대규모 감세법의 자동차·배터리 산업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OBBBA는 이전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근거로 시행되던 전기차 우대 정책, 친환경 행정명령 등을 폐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한국 자동차·배터리 기업의 미국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가 올해 9월 종료된다.
한경협은 OBBBA 영향으로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량은 연간 최대 4만5828대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액으로 따지면 19억5508만 달러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총 12만3861대였는데, 약 37%가 증발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북미 전기차 시장 확대를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HMGMA) 건설에 약 80억 달러(약 11조원)를 투자해왔다. 올해 1월부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5개 차종(아이오닉5·아이오닉9·EV6·EV9·GV70)이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지원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OBBBA 발효로 투자 회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도 미국 내 생산 거점의 72% 이상을 완성차 생산 업체와의 합작 형태로 추진해온 만큼 가동률 저하와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이에 한경협은 50조원 규모의 ‘첨단전략 산업기금’을 설치하는 산업은행법 개정안과 기금채권의 국가 보증 동의안이 국회에서 신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 및 사업화 시설투자, 연구·인력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를 직접 환급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현행법은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보니 영업손실을 입으면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외에 배터리 등 국가전략기술사업을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경쟁국 수준으로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한국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해 운용하는 공급망 안정화 기금 조성 기간(2029년 종료)을 연장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전기차·배터리 산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금·세제 혜택이 결합된종합적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세액공제 직접 환급제 도입을 비롯한 세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경총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건의서엔 올해 종료되는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연장하고, 공제 대상을 대기업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문화·콘텐트 산업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영상콘텐트 제작비 세액공제도 연장·확대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영속성과 자본시장 활력을 높이기 위해 상속·증여세제를 합리화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개인이 실제로 상속받은 재산에 비례해 상속세가 과세될 수 있도록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기업에 대한 법인세 공제제도를 신설하고, 개인 투자자에 대해선 배당소득 분리과세, 장기 투자 혜택 부여 등 인센티브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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