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평 198㎜ 물폭탄 사망 2명·실종 4명…캠핑 온 일가족 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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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새벽 약 200㎜ ‘물 폭탄’이 쏟아진 경기 가평에서 산사태와 급류로 인해 2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된 것으로 경찰과 소방당국이 밝혔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70대 여성 주민과 일가족과 캠핑온 40대 남성 등 2명이 사망했다.
이날 오전 4시 44분쯤 가평군 조종면 신상리에서 펜션 건물이 무너져 4명이 매몰됐다. 이 중 3명은 구조됐으나 7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4시 20분쯤에는 대보리 대보교에서 40대 남성 B씨가 물에 떠내려오다 다리 구조물에 걸려 숨진 채 발견됐다. 신원 확인 결과 이 남성은 약 6km 떨어진 마일리에서 아내, 10대 아들과 캠핑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당국은 B씨의 아내와 아들을 실종자로 분류하고 이들이 묵은 것으로 추정되는 마일리 캠핑장과 B씨가 발견된 대보교 등 일대를 수색 중이다.
이들 외에 28명이 고립됐으나 교각 유실로 진입로가 끊겨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에 애를 먹었다.

20일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마일리 한 글램핑장에서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고립된 관광객을 119 구조대원들이 로프를 이용해 구조하고 있다. 이 캠핑장에선 40대 부부와 중학생 자녀 등 일가족 3명이 투숙했다가 산사태로 매몰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가평 지역에서는 이날 오전 3시 30분을 전후해 조종면 등지에 시간당 76㎜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일 누적 강수량은 오전 9시 30분 기준 197.5㎜를 기록했다. 현재 호우 특보는 해제됐다.
관계 당국은 실종자를 가평 4명, 포천 1명 등 총 5명으로 분류했다. 오전 4시 28분쯤 가평군 대보교 인근 낚시터에서 차를 타고 빠져나오던 70대 남성 C씨가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C씨는 아내와 사위 등과 함께 봉고차를 타고 나오다 차가 삽시간에 물에 잠겼고, 아내와 사위는 차에 탈출해 나무를 잡고 매달려 구조됐지만, C씨는 급류에 휩쓸렸다.
포천에서도 급류에 1명 실종
오전 5시 20분쯤에는 가평군 북면에서 70대 남성이 산사태에 매몰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는데 오후 늦은 시간까지도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포천시 백운계곡에서도 50대 후반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색 중이다.
이날 오후들어 경찰이 한때 실종자 수를 9명으로 집계해 구조 당국을 긴장케 했으나 확인 시점과 집계 기관 간에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 당국은 “단순 연락 두절 인원을 실종으로 포함하는지 기관별 기준이 다르고, 사망자의 신원 확인 결과 실종자로 파악돼 중복으로 집계된 수를 정정하는 등 상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20일 오전 경기 가평군의 한 교육 시설에서 폭우로 고립돼 있던 학생들이 119 구조대와 탈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면의 한 수련시설에 있던 종교단체 소속 청소년 등 200여명이 폭우에 고립됐다가 짐도 못 챙기고 119구조대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대피했다.
현재 경기북부경찰청은 을호, 가평경찰서 갑호 비상을 발령하고 기동대 3개(172명), 기순대 1대와 2대 20개 팀(120명) 등을 동원해 현장 통제와 구조 작업 등을 하고 있다. 소방 당국도 8∼14개 소방서에서 51∼8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 내렸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오전 9시 10분 가평 폭우와 관련, ▶매몰 및 고립자 인명구조 최우선 ▶가용 중장비 총동원해 인명구조 및 수습 지원 ▶누락된 피해지역 없는지 확인 철저 ▶현장 파견 공무원의 안전 확보 등을 긴급지시한 뒤 재해대책본부 보고를 받은 후 가평 대보교 현장으로 갔다.

20일 새벽부터 집중호우가 내린 경기 가평군 대보리에서 범람한 강물에 휩쓸린 차량들이 부서진 채 방치돼 있다. 연합뉴스
가평 현장 방문 후 김 지사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현장을 보니 신속한 특별재난지역 지정이 필요한 수준이다. 아침 중대본 회의에서 장관께서도 관련 지시를 했으니 인명피해도 발생한 상황에서 피해액 산정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명백한 추정치로도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오늘 중으로 가평군에 조사팀을 파견하겠다고 답했다. 윤 장관은 이날 아침 중대본 회의에서 “피해가 커 특별재난지역 선포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판단되는 지역은 절차와 시간을 단축하여 우선적으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수 있도록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20일 오전 경기 가평군에서 집중호우로 범람한 강물에 인근 편의점 건물이 무너졌다.연합뉴스
경기지역 산사태 위기경보 ‘심각’ 상향
산림청은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가평을 포함한 경기 지역 산사태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위기경보 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나뉜다. 산림청은 강우 전망과 지금까지 선행 강우량, 산사태 발생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기 지역 산사태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산사태 심각 단계는 대전·세종·충북·충남·부산·대구·광주·울산·전북·전남·경북·경남에, 경계 단계는 서울·인천·강원에, 주의 단계는 제주에 각각 내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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