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더 빠르고 과감하다, 젊어진 한국 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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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구대표팀의 새 간판으로 자리매김한 여준석이 20일 카타르와의 평가전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덩크슛을 꽂아 넣으며 포효하고 있다. 여준석-이현중 ‘원투펀치’의 위력을 다시 확인한 한국은 일본, 카타르와의 4차례 평가전을 전승으로 마치고 아시아컵을 준비한다.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한국 남자농구가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을 앞두고 ‘모의고사’로 치른 일본·카타르와의 네 차례 평가전에서 전승을 거뒀다. 아시아컵은 다음 달 5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개막한다.

한국은 20일 안양정관장아레나에서 열린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카타르를 95-78로 물리쳤다. 지난 18일 1차전에서 카타르를 90-71로 이긴데 이어 이날 승리까지 2연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한국은 앞서 지난 11, 13일에는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FIBA 랭킹은 일본이 21위로 가장 높고, 한국이 53위, 카타르가 87위다.

특히 카타르를 상대로 거둔 2연승은 의미가 특별하다. 한국은 아시아컵 조별리그에서 아시아 최강 팀 호주(7위) 및 레바논(29위), 카타르와 함께 이른바 ‘죽음의 조’로 불리는 A조에 속했다. 요컨대 아시아컵에서 꼭 이겨야 하는 상대라는 얘기다. FIBA 랭킹은 네 팀 중에서 카타르가 가장 낮다. 하지만 랭킹은 최근 8년간의 국가대표팀 경기 성적을 토대로 산출해 전반적인 추세만 보여준다.

카타르는 최근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뛴 미국 출신 귀화 선수 브랜든 굿윈(30) 등이 합류하면서 전력이 급상승했고, ‘다크호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굿윈은 이번 두 차례 평가전 중 1차전에는 결장했지만, 2차전에서는 23점을 넣으며 활약했다. 안준호(69) 한국 농구대표팀 감독은 “평가전을 모두 이긴 것은 기쁘지만 방심하지 않겠다. 우리도 카타르도 발톱을 다 드러내지 않았다”며 “(평가전은) 선수를 고루 기용하며 경기력을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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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사실 한국 남자농구는 최근까지도 침체기를 겪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한국은 2진이 나온 일본·중국에 밀려 역대 최악인 7위에 그쳤다. 지난해 파리올림픽 출전권도 따내지 못했다. 지난해 2월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안 감독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대표팀의 기존 주축이던 허웅(32), 허훈(30), 최준용(31·이상 KCC) 등을 빼고 이현중(25·일라와라), 여준석(23·시애틀대), 양준석(24·LG) 등 젊은 선수들을 기용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강조하는 안 감독 결단이 통했다. 이현중, 여준석은 이번 평가전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팀의 ‘원투펀치’임을 보여줬다. 이날 2차전에서 여준석은 24점·5리바운드, 이현중은 21점·12리바운드·7어시스트 등 45점을 합작했다. 장신 센터도 귀화 선수도 없는 한국은 빠른 공수전환과 외곽포를 앞세워 카타르를 제압했다. 한국은 이날 14개의 3점슛(성공률 56%)을 터뜨렸다. 또 4쿼터 막판에는 양준석의 패스를 여준석과 하윤기(26·KT)가 연거푸 앨리웁 덩크로 연결해 팬들을 열광시켰다.

안 감독은 “이현중, 여준석이 대표팀에 동시 승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남은 기간 조직력을 더 정비해서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빅맨(장신 센터)이 없는 건 아쉬운 현실이지만, 가진 에너지를 모두 모아 상대방과 맞붙겠다”고 말했다. 여준석은 “지려고 대회에 나간 적은 한 번도 없다. (이)현중이 형과 호흡이 더 좋아질 거다. 목표는 승리하는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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