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체온 40도 치솟던 '열사병 67세'…그녀를 구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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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온 응급 환자 회복시키려면
체외 냉각장비 이용해 체온 낮춰
장기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 막아

매해 온열 질환 발생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올해 5월 15일부터 7월 14일까지 벌써 1500여 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온열 질환은 고온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인체의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온열 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7월 14일까지 총 1582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사망자는 9명이었다.
대표적인 온열 질환은 열탈진과 열사병이다.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 체온이 37~40도로 올라 탈수 현상을 보이는 열탈진이 생길 수 있다. 어지럼증이나 피로, 오심, 구토, 무력감, 빈맥, 발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열사병은 심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하며 의식 저하 등 중추신경계 이상 소견을 보이는 것으로, 과도한 고온 환경에서 열 발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체온 상태가 유지되면서 발생한다.
심부 체온이 40도가 넘어가면 의식이 떨어진다. 이땐 몸속 장기나 뇌에까지 영향이 갈 수 있다. 고려대안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 박종학 교수는 “특히 열사병은 몸의 체온 조절 중추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뇌와 심장 등 주요 장기와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위험한 질환”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증 온열 질환자의 치료 대안으로 목표체온유지치료(TTM·Targeted Temperature Management)가 주목받고 있다. 환자의 체온을 신속하게 낮춰 일정 기간 목표 체온을 유지하면서 환자의 회복 여부에 따라 점진적으로 다시 정상 체온으로 되돌리는 치료법이다. 이 치료는 심정지나 뇌졸중처럼 뇌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을 치료할 때 주로 쓰인다. 세포 손상을 줄이고 주변 신경세포를 최대한 많이 살릴 수 있어서다.
온열 질환 환자, 특히 열사병이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 심부 체온을 빠르게 낮춰 다발성 장기부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막기 위해 목표체온유지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환자의 체온을 빠르게 낮추고 적절하게 조절함으로써 몸속 중요 장기의 손상을 막고 신경학적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이전까지 목표체온유지치료는 심정지 환자의 신경학적 예후를 개선하기 위한 치료였으나 체외 냉각장비를 이용한 체온 조절 방법을 열사병 환자에게 적용한 증례가 보고됐고, 기대 이상의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 이후 열사병 치료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한응급의학회 영문 학술지(CEEM, 2014)에 실린 증례 보고에 따르면 응급실 도착 당시 체온이 40.5도였던 67세 여성 열사병 환자에게 체외 냉각장비를 이용한 목표체온유지치료를 시행한 결과, 체온을 빠르고 적절하게 낮출 수 있었다. 또 입원 후 14일 만에 큰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고려대안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 박종학 교수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이 중요
온열 질환을 예방하려면 폭염엔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게 최선이다. 직사광선 노출을 피하고 물을 수시로 마신다. 박 교수는 “중장년층이나 야외 근로자들이 야외 활동 중 두통이나 어지럼증, 울렁거림 같은 증상을 느낀다면 모든 활동을 일시 중지하고 빠르게 그늘진 장소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며 “증상이 완화되지 않거나 의식 상태가 명료하지 않다면 반드시 119에 신고하거나 즉시 병원에 가길 권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교수는 “최근 젊은 층에서 러닝 열풍이 불면서 20~40대에서도 온열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밤 시간대 폭염이 이어지면서 야간 러닝 중에도 땀을 많이 흘리고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어 열대야 기간에는 야외가 아닌 실내 운동으로 전환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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