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방 집값 볕드나...울산·충청 '회복' 대구·부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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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에서 바라본 대구 도심 아파트. 뉴시스
지난달 말 울산 남구 선암동에 있는 스위트빌 아파트 전용 153㎡형은 4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 역대 최고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억원가량 오른 액수다. 비슷한 시기 강원도 속초시 속초롯데캐슬인더스카이 84㎡형은 직전 거래보다 15%가량 오른 5억2500만원에 매매됐다.
오랜 침체에 빠졌던 지방 부동산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집값 하락폭이 둔화하고 일부 지역은 바닥을 치며 상승 전환했다. 다만 봄볕이 특정 지역에만 비치며 지역별 기상도는 엇갈릴 전망이다.

김주원 기자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지방 주택 종합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9% 하락했다. 19개월 연속 내림세다. 하지만 전월(-0.12%)보다 내림폭은 줄었다. 전북(0.11%)과 충북(0.08%)은 오름폭이 커졌고 강원(0.02%)은 상승 전환했다. 울산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방 아파트값 역시 7월 둘째 주 기준으로 59주 연속 하락했지만 14개 광역시·도 중 4곳(세종·울산·충북·전북)은 가격이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의 6월 지방 아파트 실거래 잠정지수는 더 긍정적이다. 지방 전체는 전월 대비 0.34%, 5대 광역시는 0.36% 올랐다. 잠정지수는 표본 통계와 달리 실거래 신고 자료를 가집계한 결과로 오는 8월 공표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방도 올해부터 입주 물량이 줄어든 데다 지난 6·27 대출 규제와 7월부터 시행된 3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대상에서 빠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주원 기자
지역별 전망은 갈린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금융연구원이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과 세종·광주·강원·충남은 소폭 상승 또는 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최영상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울산은 최근 조선업 활황으로 지역 경제가 호전됨에 따라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광주는 올해 들어 집값 하락세가 둔화되고, 강원과 충청권은 거래량이 회복 중이다. 세종은 행정수도 이전 논의 등 정책적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반면 부산과 대구는 주택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으로 올 하반기에도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경남·경북 역시 지역 경기 침체와 준공 후 미분양 증가 등으로 집값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 위원은 “장기적으로 새 정부의 부울경 메가시티 정책이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남·제주 역시 미분양 부담 등으로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박원갑 위원은 “핵심 수요층인 젊은 인구의 유출과 지역 경제 침체 등을 고려할 때 지방 집값이 본격 상승세로 접어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지방 집값이 바닥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부동산원이 펴낸 학술지 ‘부동산분석’에 따르면 지방 부동산을 억누르는 미분양 문제는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소득 증가를 포함한 소비 심리, 경제활동인구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5대 광역시는 일자리 창출과 같은 경제활동인구 증가 정책이, 기타 지방은 주택구매 부담 완화 등이 시장 심리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 부동산 심리 안정화와 함께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 접근이 필수적”이라며 “경제활동인구 변화, 주택 구매 여력, 기존 주택 공급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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