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시바, 선거 참패 정면돌파 "트럼프와 관세 조기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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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정면돌파를 택했다. 참의원(상원) 선거 참패에 따른 ‘퇴진론’을 일축하고 총리직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국가와 국민에 대한 책임을 완수하겠다”는 그는 미·일 관세협상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기 회담을 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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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1일 일본 자민당사에서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참의원(상원) 선거 참패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FP=연합뉴스

21일 오후 2시 일본 도쿄 자민당사 본사 회견장. 이시바 총리가 굳은 표정으로 나타났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회견장에 섰다. 약 30분간 이어진 회견은 무거운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이시바 총리는 모두 발언을 통해 “엄격한 국민 심판을 받았다”고 밝히며 사과했다. 목표로 했던 연립여당(자민당+공명당)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중의원(하원)·참의원에서 모두 소수여당으로 전락한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도 “비교 제1당(가장 의석수가 많은 당)이라는 의석을 받았다”며 “감사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회견에서 그는 선거에 대한 패인을 언급하기보다 총리로서 해나가야 할 일을 거론하며 “선거 결과에 중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정치를 정체시키지 않도록 비교 제1당으로서 책임, 국가·국민에 대한 책임을 완수해가겠다”고 강조했다. 8월1일 부과예정인 상호관세 등에 대한 미·일 관세협상을 비롯해 고물가 대책, 난카이 대지진과 같은 재해 대책을 거론하며 총리직을 유지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시바 총리는 측근인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경제재생상이 이날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는 점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조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선거 책임과 진퇴, 앞으로의 연립정권의 향방에 대한 날선 질문들이 이어졌다. “언제까지 총리직을 계속할 것인가”란 질문에 이시바 총리는 “언제까지라는 기간을 현재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에게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 이시바 총리였다는 지적에 그는 “왜 계속하는가에  대해 설명을 듣고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당시 발언을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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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1일 일본 도쿄 자민당사에서 참의원 선거 참패에 대한 회의를 열고 있다. 지지통신·AFP=연합뉴스

1999년부터 연립정권을 구성해 온 공명당 외에 연립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시점에서 틀을 확대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이시바 총리의 이같은 돌파전략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치권 내에는 총리 퇴신설이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대표는 전날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 제출 등과 관련해 “이시바 총재의 회견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시바 총리가 부인했지만 국정 안정을 위해 자민당이 세력을 확장한 국민민주당을 비롯해 일본유신회, 입헌민주당, 참정당 등과 연립의 틀을 확대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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