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류현진·김광현, 선발 맞대결 한번도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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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도우면 (김광현과의 맞대결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물론 상대는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류현진)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두 명의 ‘왼손 에이스’, 류현진(38·한화 이글스)과 김광현(37·SSG 랜더스)이 사상 처음으로 선발 맞대결을 벌일 수 있을까. 상상만 해도 관심이 샘솟는 역사적 맞대결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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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류현진은 수원 KT 위즈전에, 김광현은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 각각 선발투수로 나왔다. 류현진은 5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해 시즌 6승(4패)째를 거뒀다. 한화는 KT와의 3연전을 모두 이기며 최근 9연승을 달렸다. 김광현도 후반기를 순조롭게 출발했다. 비록 SSG는 1-2로 졌지만, 김광현만큼은 6이닝 4피안타 9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두 선수가 같은 날 마운드를 밟으면서 야구계 관심은 두 선수 맞대결에 쏠린다. 우천취소 변수만 없다면 류현진과 김광현의 다음 등판 경기가 오는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한화-SSG 맞대결이기 때문이다.

한 살 차인 류현진(1987년생)과 김광현(1988년생)은 비슷한 길을 걸었다. 류현진은 2006년 데뷔하자마자 18승을 올리며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석권했다. 2012년까지 98승을 올려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발돋움했다. 이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거치며 78승을 올렸다. 지난해 한화로 돌아와 여전한 기량을 뽐낸다. 김광현은 2007년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에서 데뷔해 2019년까지 136승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해 2년간 10승을 챙겼다. 류현진처럼 2022년 KBO리그로 복귀해 SSG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한국 야구의 전성기도 함께 이끌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에 힘을 보태며 한국 야구가 국제무대에서 인정받는 발판을 마련했다. 둘은 내년 3월 열리는 WBC에도 동반 출전을 공동의 목표로 밝히는 등 서른 중반을 넘어 마흔을 향하지만 태극마크를 향한 열망을 불태운다.

이처럼 20년 가까이 선의의 라이벌로 뛰었던 류현진과 김광현이지만, 정작 KBO리그나 MLB에서 제대로 맞붙은 적이 없다. 기껏해야 2010년 올스타전과 2011년 시범경기에서 비공식 맞대결한 것이 전부다. 간혹 선발 로테이션이 들어맞기도 했지만, 양 팀이 여러 변수를 고려하면서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성사 가능성이 가장 컸던 2010년 5월 23일 대전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한화 김경문 감독도 SSG 이숭용 감독도 선발 로테이션대로 투수는 내보내겠다는 방침이다. 굳이 상대를 의식해 등판 일정을 조정하지는 않겠다고 못 박았다. ‘역사적’인 맞대결 성사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지난 20일 수원에서 만난 류현진은 김광현과의 만남 가능성이 조금은 신경 쓰이는 눈치였다. 류현진은 “(요새 비가 많이 와서) 우선 하늘이 도와야 한다”며 즉답은 피했다. 그러면서도 “상대 투수와 상관없이 나는 타자에만 집중해야 한다. 괜히 투수를 신경 쓰다 보면 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이는 (김)광현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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