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재무 “차기 미중협상서 중국의 러시아 석유 구입 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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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미국의 날’ 행사에서 공식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구입을 정조준하며 이를 향후 미중 무역협상의 핵심 의제로 다루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중 무역협상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미중 협상 상황에 대해 “매우 가까운 장래에 (중국과) 대화할 것”이라며 “내 생각에 (중국과의) 무역은 매우 좋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 다른 것들을 논의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베선트 장관은 “불행히도 중국은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과 러시아의 석유를 매우 많이 구입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가 50일 안에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와 교역하는 나라에 대해 100% 정도의 ‘2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압박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로 저가에 공급되는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를 대량 수입해왔다. 동시에 ‘이중용도 품목’(민간 및 군사용으로 병용가능한 제품)을 러시아에 수출하며 전쟁 수행을 간접 지원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베선트 장관은 “(2차 관세 부과까지) 시한이 10일일지, 30일일지, 50일일지 모르지만 (미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석유를 사는 나라는 100%의 2차 관세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나는 만약 우리가 2차 관세를 시행하면 우리를 따를 것을 유럽의 동맹들에게 촉구한다”며 미국의 대중 제재 조치에 유럽도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미국이 유럽연합(EU)와의 무역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럽이 중국에 접근하는 흐름을 견제하고,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문제를 고리로 미국과 유럽이 공동 압박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각각 열린 미중 무역협상에 미측 수석대표로 참석해 고율 관세 인하, 희토류 수출 통제,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의 쟁점을 조율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또 (차기 미중 무역협상에서) ‘방 안의 코끼리’(껄끄러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를 주요 의제로 지목했다. 이어 세계 제조업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중국이 과잉 생산한 제품들이 유럽과 캐나다, 호주 및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로 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이 해야 할 (경제의) 거대한 재균형(rebalancing)”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지난 4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금융연구소(IIF) 대담에서도 “중국은 과잉 생산에 의한 수출에서 벗어나 자국 소비자와 내수로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기대에 부응하지 않고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연준이라는 기구가 성공적이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안정됐음에도 금리 인하를 미루는 연준의 태도를 지적했다.
베선트, 무역협상 무리하게 서두르지 않을 것 시사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일로 설정한 관세 부과 시한과 관련해 “우리는 8월 1일까지 합의를 하는 것보다 질 높은 합의를 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다”며 무리한 시간표보다는 실질적 합의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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