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30명 업무현황을 한 눈에" GS회장도 쓴다, AI 치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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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만나 더 똑똑해진 생산성 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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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션·슬랙·옵시디언…, 사무직 종사자라면 매일 쓰는 생산성 도구에 인공지능(AI)이 스며들고 있다. AI를 입은 생산성 도구들은 단순 도구를 넘어 일하는 사람들의 똑똑한 협업 파트너가 돼주고 있다. AI가 기존 도구의 한계를 자연스럽게 보완하면서 일하는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건 ‘어떤 AI 도구를 쓰느냐’가 아닌, ‘어떻게 AI와 같이 일하느냐’다. 올인원 워크스페이스 노션, 메신저이자 협업툴 슬랙, 아이디어 정리용 메모앱 옵시디언 등 요즘 ‘일 좀 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생산성 도구들과 AI를 결합해 업무 전반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활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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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디자이너

대기업도 사용하는 메모 앱
노션은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폭넓게 쓰고 있는 업무 툴이다. 긴 문서를 간결하게 요약해 핵심 정보를 제공하는 자동 요약 기능, 문장의 문법 오류를 수정하고 문체를 개선하는 문법 및 스타일 교정 기능, 번역·보고서·e메일 초안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트 생성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데이터베이스(DB) 정보를 분석해 요약 보고서를 작성하고 데이터를 시각화 해 차트와 그래픽도 만들어준다.

팀원들과의 협업도 노션으로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업무 흐름(워크 플로)을 한눈에 보고, 이를 100명 넘는 이용자에게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팀원별 업무 현황을 한 눈에 보이는 보드로 진행 정도까지 정리해 공유하고, 팀 내 반복되는 질문들을 정리해 팀 노션 페이지에서 바로 검색 가능하게 설정할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GS그룹은 노션과 정식으로 업무협약(MOU)을 맺고 지주사에 노션을 도입했다. GS그룹 디지털전환(DX)을 총괄하는 조직인 52g는 ‘업무 흐름(워크 플로) 대시보드’를 만들어 GS그룹 내 계열사 DX 담당 230명의 업무 현황을 한 페이지에 담아냈다. 52g의 이수민 매니저는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이 페이지를 통해 업무 현황을 파악한다”며 “보고 체계가 단축돼서 일 처리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노션의 가장 큰 장점은 호환성이다. 다른 앱과 연결해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개발자 플랫폼인 깃허브, 구글 드라이브, 슬랙 등과 노션 계정을 연동하면 할 수 있는 게 더 많아진다. 예를 들어 노션 페이지에 새 데이터가 올라오면 슬랙에 알림을 띄워주거나 노션 데이터를 개인용 구글 드라이브에 자동으로 다운 받게 해주는 식이다.

한 페이지에서 모든 데이터를 열람하는 기능도 유용하다. 도표·사진·웹페이지 링크·달력·회의록 등 약 1000개의 콘텐트를 한 곳에 모아놓을 수 있다. 만약 영업 부서인데 기획부서와 협업한다면 각 부서가 보유한 기업DB, 연락처DB, 영업활동DB, 계약DB 등을 만들고 이를 노션 한 페이지에 정리할 수 있는 것이다. 한 화면에 다 담겨 있으니 필요할 때마다 번거롭게 각각 따로 찾지 않아도 된다. 데이터 검색도 가능하다.

2023년부터는 노션에 생성 AI 기능이 정식 탑재되면서 더 편리해졌다. 노션 안에서 AI로 문서 요약, 문장 수정, 회의록 자동 작성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미 업로드 된 문서 안에서 AI가 답을 찾아주니 AI 특유의 할루시네이션(그럴싸한 헛소리) 우려도 줄어든다. 노션 빈 페이지에서 스페이스키를 누르면 AI에게 질문할 수 있는 채팅창이 자동으로 생성된다. 여기서 AI에게 각종 기능을 묻고, 명령할 수 있다. 단 무료 이용자에게는 AI 기능을 매달 답변 20개까지만 제한적으로 제공한다. ‘비즈니스’ 이상의 유료 구독제를 써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오픈AI도 쓰는 협업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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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또 다른 업무툴 슬랙은 같이 쓰는 팀원 간 효율적 소통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지녔다. 주제나 참여자별로 채널을 분류해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구글 워크스페이스, 마이크로소프트(MS) 365, 지라, 트렐로 등 수천 개 외부 앱들과 연동되어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팀원들과 나눈 과거 대화나 파일, 링크 등을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어, 팀의 모든 업무를 연결·통합하는 중심축 역할을 한다. 오픈AI, 삼성전자 MX사업부, 토스 등 다수의 유명 IT 기업들이 슬랙을 쓰고 있다. 슬랙 관계자는 “현재 슬랙은 전 세계적으로 20만 개 이상 유료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포춘 100대 기업 중 77곳이 슬랙을 도입해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슬랙도 자체 AI가 있다. 이를 쓰려면 먼저 슬랙의 AI 기능을 쓸 수 있는 사용자부터 지정해야 한다. 슬랙 앱에서 설정 항목에 들어간 뒤, 관리 탭의 ‘권한 관리’를 누르면 AI 기능을 누가 쓸지 지정할 수 있다. 슬랙은 AI 기능을 별도 항목으로 모아두지 않고, 각 서비스마다 필요한 기능을 덧붙여 사용할 수 있게 분산했다. 예를 들어 슬랙 채널에서 이뤄진 대화 내용을 요약하고 싶다면 바로 우측 상단에 ‘요약하기’를 누른다. 그러면 AI가 자동으로 지난 내용을 요약해 준다. 슬랙은 이런 AI 기능을 프로(1인당 월 8.75달러)와 비즈니스플러스(1인당 월 18달러) 가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슬랙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대화 내용이 저장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장점, 독이 될 때가 있다. 휴가를 다녀오거나 다른 부서로 파견 다녀온 후 복귀했을 때 방대한 과거 대화 내용에 파묻혀 부서 업무 흐름을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 슬랙은 AI를 활용해 ‘대화 요약’ ‘한 눈에 정리’ ‘AI 검색’ 등을 제공한다. 슬랙 우측 상단에 있는 ‘요약’ 버튼을 누르면 이용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팀원들이 나눈 대화를 AI가 간추려준다. 왼쪽 상단에 ‘한눈에 정리’를 누르면 특정 채널에서 벌어진 일을 한 페이지로 정리해주기도 한다.

‘IT 힙스터’들이 선택했다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무는 MBTI ‘N’형 인간들의 고민은 이를 유익하게 엮어내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수없이 많은 일기장과 메모장에 기록을 남기지만, 쉽게 찾기도 힘들고 네트워크화 하기도 어렵다. 옵시디언은 이 같은 문제들을 한방에 해결해 주는 생산성 도구다. 차별화된 기능이 많다는 IT 힙스터들의 입소문을 타고 알음알음 퍼져 관련 업계에선 이용자가 이미 1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령 스타트업 창업가라면 여러 사업 아이디어를 노트별로 정리하고 링크 기능을 통해 시장 조사, 경쟁 분석 등 관련 정보와 연결할 수 있다. 이 기록들은 미팅 날짜별로 회의록을 작성하고 ‘IR’, ‘주간회의’ 등 태그 기능을 사용해 추후 찾아보기 쉽게 정리하면 된다. 연구자라면 논문별 요약 노트를 만들고, 연구 키워드 중심으로 자신만의 지식 지도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옵시디언의 진정한 힘은 바로 ‘플러그인(확장 프로그램)’에 있다. 플러그인을 활용하면 보다 개인화된 노트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플러그인 중 ‘Daily Notes’(데일리 노트)의 경우 매일 자동으로 오늘 날짜의 노트를 만들어 줘 일기를 쓰거나 할 일을 관리할 때 유용하다. ‘Calendar’(캘린더)는 달력에서 바로 날짜별 노트를 확인해 필요시 이동시킬 수도 있다. ‘Templater’(템플레터)는 노트 템플릿을 만들어서 반복 작업을 줄여준다. 회의록, 독서노트 등 정해진 형식이 있을 때 사용하면 편하다. ‘Dataview’(데이터뷰)는 노트들을 데이터베이스처럼 관리하고 자동으로 목록을 만든다.최근에는 MCP(모델컨텍스트프로토콜) 기술이 나오면서 클로드 같은 범용 AI와 생산성 도구를 연결시킬 수 있게 됐다. MCP는 AI가 외부 도구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공통된 연결 방식이다. 노션·슬랙·옵시디언 모두 MCP로 클로드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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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션, 왜 메모장으로만 써? GS회장은 이렇게 씁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8821

IT 천재는 이렇게 기록한다…잡생각 다 엮어주는 ‘메모앱’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2255

그 회의 뭐더라? 이것 눌러라…슬랙, AI로 똑똑하게 쓰는 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0554

아들 4세때 ‘이 게임’ 시켰다…게임 회사 부모가 사랑한 것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9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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