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네타냐후에 “당황했다”…시리아 분쟁, 가자지구 공습에 파열음 나는 브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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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이스라엘의 시리아와 가자지구 폭격을 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당황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만류에도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구출을 위해 지상군 작전을 강행하며 파열음을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7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AP통신과 FOX뉴스 등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밖에서 기다리던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최근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시리아 공격과 가자지구의 성당 폭격을 예상하지 못해 당황했다. 두 사건 모두 상황을 바로잡도록 했다”고 당부했다고 레빗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행동은 미국의 지속적인 평화 노력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며 “가자 주민들이 희생되는 걸 보고 싶지 않다. 생명이 희생되지 않는 평화로운 방식으로 구호 활동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는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불쾌감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자지구 휴전협정과 ‘아브라함 평화 협정(이스라엘과 중동 국가 관계 개선) 확대에 공을 들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를 향한 이스라엘의 공세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이스라엘이 60일간 가자지구 휴전 조건에 동의했다”고 했지만,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후 처음으로 인질 억류 지역으로 추정되는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로 진격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직원 숙소가 세 차례 공격받고 직원들이 억류되기도 했다. 가자지구 야전병원의 책임자인 마르완 알함스가 위장한 이스라엘군에 끌려가는 과정에서 알함스를 촬영하던 현지 기자가 숨지기도 했다. WHO는 성명을 통해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지원 보호와 구금된 직원의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앞서 지난 17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유일한 성당을 공습했다. 이어 지난 20일 가자지구에서 구호품 지원을 받으려고 몰려든 주민들을 향한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9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또 지난 16일 친이스라엘계인 드루즈족 보호를 명분으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대통령궁 인근을 폭격하기도 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북부 가자시티 중심부 리말 지역에서 식량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악시오스는 “백악관 내부에서도 ‘네타냐후가 미친 인간처럼 굴었다’는 불만이 나왔는데, 네타냐후의 공격적인 행동이 트럼프의 의제를 훼손할 수 있다는 행정부 내 인식을 트럼프도 공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7일 네타냐후 총리가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면서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보름 만에 달라진 기류를 보여준다. NYT는 이날 “하마스를 대체할 계획 없이 하마스 격파만 내세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정책이 지금의 권력 공백과 무법상태를 만들었다”며 “통치 공백이 식량난으로 이어졌고, 구호품을 받으러 온 주민들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과 28개국 외무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구호물자 전달 방식은 가자 주민의 존엄을 훼손한다”며 “구호물자 제한을 풀고, 전쟁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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