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강선우 임명하면 땡큐"…대여 투쟁 '반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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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간사인 조은희 의원이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대통령실의 임명 강행 기류를 반기고 있다. 6·3 대선 패배 이후 당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으로 당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강 후보자의 ‘갑질 논란’이 대여 투쟁의 반전 카드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22일 수뇌부가 일제히 나서 강 후보자 임명 강행을 비판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충남 예산 수해 복구 지원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거대한 댐도 작은 구멍 하나에 무너지게 돼 있다”며 “(강 후보자 임명 강행은) ‘불통 정부’라는 걸 자인하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보좌진에게 집 쓰레기 버리게 하고, 변기 수리시키는 것이 ‘주관적 문제’라는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 수준이 처참하다”고 했고, 서지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강 후보자 임명은) 이 정도 ‘갑질’은 참으라는 ‘태움’ 가이드라인 선포”라고 했다.

최근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 입당 문제를 놓고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 세력으로 갈라져 충돌하고 있는 당권 주자들도 강 후보자 문제엔 한목소리를 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자기들 보좌진을 소위 ‘통진당(통합진보당)식 생활비서’로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도 민주당을 겨냥해 “인사 참사 앞에서 손도 쓰지 못하는 모습이 처량하다”고 직격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 갑질 논란이 확산하자 조기 낙마를 예상했었다고 한다. 당 지도부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강 후보자를 조기에 털고 갔다면 야당 입장에선 동력을 찾기가 힘들었을 텐데, 임명 강행을 준비하면서 (국민의힘이) 낙마에 전력을 다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강선우 임명은 땡큐”(중진 의원)라거나 “민주당과 보좌진의 불협화음뿐 아니라 민주당과 대통령실의 균열도 발생할 것”(원내 지도부)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뒤 돌아서 웃는 ‘반사 이익’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10%대까지 추락했던 정당 지지율도 반등 조짐을 보인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7~18일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 대상, 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p)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7.4%로 전주에 비해 3.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민주당은 5.4%포인트 하락한 50.8%였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일시적 착시”에 대한 경계도 상당하다. 이번 사태가 청문회 과정에서 내부 폭로와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진 일시적 현상이라 시간이 지나면 정당 지지율이 원상 복구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8·22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두고 전한길씨 입당으로 촉발된 극우 논란이 계속되는 것도 부담이다. 한 초선 의원은 “강 후보자 문제가 심각한데도 임명 철회를 안 한다는 건 그만큼 야당의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뜻”이라며 “우리 당부터 근본적인 쇄신을 해야 대여 투쟁에도 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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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2일 충남 예산군 하포2리 수해피해마을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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