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회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가 22일 경북 포항에서 막을 올렸다. 사진은 세광고와 라온고의 경기에서 세광고 서보형(가운데 42번)이 홈런을 친 후 세리머리를 하는 장면. 이 홈런으로 세광고는 11-0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장진영 기자

한여름의 야구장을 더욱 뜨겁게 달굴 제59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가 22일 막을 올렸다. 개막 첫날 세광고 3학년 포수 서보형(18·사진)이 대회 1호 홈런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세광고는 22일 경북 포항구장에서 열린 대통령배 1회전에서 서보형의 3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2득점 맹타를 앞세워 라온고를 11-0으로 완파했다. 9-0으로 앞선 6회 서보형의 좌월 2점 홈런으로 점수 차를 벌려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1954년 야구부를 창단한 세광고는 충청 야구의 강호다. 한희민·송진우·장종훈 등 스타들을 배출해 연고지 프로팀 한화 이글스의 황금 텃밭 역할을 했다. 최근에도 NC 다이노스 김형준, 두산 베어스 오명진, LG 트윈스 이영빈, SSG 랜더스 조병현 등이 이 학교 출신으로서 맹활약 중이다.

쟁쟁한 선배를 뒤이을 주인공이 서보형이다. 이날 6번 포수로 출전한 서보형은 2-0으로 앞선 3회 2사 2루에서 왼쪽 파울라인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때려내 추가점을 뽑았다. 또 4회 2사 2, 3루에서는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세광고가 9-0으로 앞선 6회 1사 2루에서 타석으로 들어선 서보형은 라온고 오승현을 상대로 홈런을 뽑았다. 정확히 맞힌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세광고의 11-0, 6회 콜드게임 승리. 이번 대회는 5·6회 10점, 7·8회 7점 이상 점수가 벌어지면 콜드게임을 선언한다.

타점 기회를 잡으면 놓치지 않았던 서보형은 “점수 차이가 있던 상황이라 내심 홈런을 노렸다. 앞선 타석에서 감이 좋아 욕심을 냈다”며 “고등학교 입학 후 지난해 처음 홈런을 기록했고, 올해 3월 북일고와의 주말리그 경기에서 홈런을 추가했다. 이번이 세 번째인데 손맛은 오늘 홈런이 가장 좋았다”고 밝게 웃었다.

대전이 고향인 서보형은 부모님을 따라갔던 한밭구장에서 처음 야구를 접했다. 야구의 매력에 빠진 서보형은 부모님을 졸라 선수를 시작했다. 세광고 방진호 감독은 “(서)보형이의 최대 장점은 공격력이다. 공을 맞히는 재능이 있고, 펀치력도 남달라 발전 가능성이 크다”며 “수비는 보완할 부분이 좀 있다. 투수 리드와 블로킹 등 기본기를 확실하게 갖춘다면 좋은 포수가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는 9월로 예정된 2026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를 준비하는 서보형은 “감독님 말씀대로 힘 하나는 자신 있다. 또 포수임에도 작전 수행력이 좋다고 스스로 생각한다”고 자신의 장점을 어필했다. 이어 “한화 최재훈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선배님은 공격과 수비 모두 흠잡을 곳 없는 포수다. 나도 프로 무대에서 선배님처럼 활약하는 포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광고 리드오프로 나온 2루수 연제휘도 공수에 걸쳐 만점 활약을 펼쳤다. 0-0으로 맞선 2회 2사 만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2타점을 올렸다. 4회에는 볼넷을 골라 나간 뒤 후속타 때 득점했다. 수비수로서도 존재감이 돋보였다. 1회 2사 만루 위기에서 라온고 박예훈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침착하게 처리해 2루에서 아웃을 만들어냈다. 공이 불규칙하게 튀었는데 이를 백핸드로 처리해 실점을 막았다. 충북 청주 토박이인 연제휘는 “목표는 우승이다. 아직 세광고가 대통령배 우승이 없다고 알고 있다. 3학년 동기 및 후배들과 힘을 합쳐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기에서는 대구고가 3학년 김민준의 4와 3분의 2이닝 3피안타 8탈삼진 1실점 호투를 앞세워 청담고를 4-2로 물리쳤다. 3학년 에이스 정재일이 8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은 소래고도 포항제철고를 3-1로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