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AI가 직접 119 신고 받는다…AI 혼자 전화 240통 동시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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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울종합방재센터에서 AI 콜봇이 모니터링하는 모습을 서울시 관계자가 지켜보고 있다. [사진 서울시]
대형 재난이나 집중호우 등 긴급 상황으로 119에 신고 전화가 폭주할 때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서울시가 도입했다. 갈수록 발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했다.
서울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AI 기반 ‘119 신고 접수 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119신고 응대 시스템 시범사업

서울시 서울종합방재센터 접수대 전경. [사진 서울시]
현재 서울의 119신고시스템은 총 720개 회선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에서 119로 신고하면 이를 처리하는 119상황실에는 12~24명이 근무한다. 예컨대 평소 12명이 상황실에서 근무 중인 상황에서 119로 전화하면 전화 건 순서대로 1~12번은 상황실 근무자와 직접 통화할 수 있지만, 그 다음부턴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대기해야 한다. 만약 720명이 동시에 전화를 한다면 721번부턴 누군가 전화를 끊을 때까지 ARS도 연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서울시가 AI 콜봇을 도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AI 콜봇은 최대 240건의 대기 신고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즉, 상황실 근무자가 12명인 상황에서 119로 전화하면 13번~253번째로 전화한 신고자는 AI와 곧바로 통화하게 된다.
AI는 한꺼번에 240명의 신고자로부터 사고 유형·위치를 음성으로 상담하고 실시간 내용을 파악한다. 이중 긴급한 사건 사고나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사안을 분류해 우선적으로 서울종합방재센터 접수요원에게 연결·처리한다.
나아가 동일 지역에 대한 유사 신고가 다수 접수된 경우엔 화재·붕괴 등 복합 재난의 가능성까지 통합 분석해 조기에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청서 열린 제6기 서울시 디지털 안내사 발대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긴급 사안 분류, 대형 재난 조기 감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청서 열린 제6기 서울시 디지털 안내사 발대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가 지난 3월부터 AI 콜봇을 시범 운영한 이후 4개월 동안 AI 콜봇이 접수한 신고는 1만1434건이다. 이중 긴급으로 분류된 신고는 2250건을 기록했다.
서울시는 현재 신고 폭주 시에만 운영 중인 AI 콜봇 서비스를 평상시에도 일부 신고 전화에 적용해 ‘AI 기반 재난종합상황정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AI 기반 재난종합상황정보시스템 서비스는 도로 침수나 배수 불량 등 단순·반복적인 일상 재난 민원까지 AI가 실시간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만 신고 내용의 중요성을 고려해 초기에는 AI 응답 내용을 사람이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이중 감시 체계도 함께 운영한다. 올해 시스템 구축을 착수해 2026년 하반기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더불어 서울시는 2026년으로 예정된 AI 기본법 시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협력해 행정서비스 AI의 안전성·책임성을 평가하는 ‘신뢰성 검증’을 추진한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4일 ‘서울시 AI 기본 조례’를 공포하기도 했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이번 AI 콜봇 도입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재난 대응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AI를 적용한 첫 사례”라며 “긴급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시민 생명을 지키기 위한 획기적일 시도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15일부터 125명의 디지털 안내사를 서울 전역 25개 자치구, 310여 곳에 배치했다. 디지털 안내사는 스마트폰 사용, 애플리케이션 설치, 키오스크 이용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의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시는 2022년 하반기부터 디지털 안내사 사업을 운영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3년간 815명의 안내사가 69만여명의 서울시민을 지원했다. 이 중 90%는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행정 곳곳에 AI를 접목해 시민 생활을 편리하게 바꾸고 디지털 도시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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