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재일동포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 하계유니버시아드 2연패..."다음 목표는 나고야 金&#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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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계 유니버시아드 2연패를 달성한 허미미. 로이터=연합뉴스

한국 유도의 간판 허미미(23·경북체육회)가 2025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 2연패를 달성했다.

허미미는 24일(한국시간) 독일 에센의 메세에센할레에서 열린 대회 유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헝가리의 로자 기에르티아스(23)에 업어치기 한판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년 청두 유니버시아드 이 체급 정상에 섰던 허미미는 이로써 대회 2연패를 이뤘다. 허미미는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어서 기쁘다. 작년 파리올림픽 이후 어깨 부상을 치료하고 재활하느라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찾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미미는 시종일관 여유 넘치는 표정으로 상대를 힘과 기술에서 모두 압도했다. 누르기 공격으로 각각 절반과 유효를 따낸 그는 선 채로 왼팔 업어치기를 성공해 한판을 따냈다. 기에르티아스는 허미미의 일방적인 공격을 막는 데 급급했다. 실력 차를 실감한 기에르티아스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매트를 떠났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허미미는 올해 주요 국제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귀국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내년 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플레이 스타일이 경쟁자들에게 거의 다 노출된 만큼 새로운 기술 장착이 최우선 순위다. 허미미는 "이제 가장 큰 목표는 내년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다.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단 새로운 기술과 변칙 스타일을 익혀야 한다. 많은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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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의 후손 허미미는 한일 양국의 가교 역할을 꿈꾼다. 전민규 기자

허미미는 재일동포 유도 국가대표다. 원래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유도 유망주였다. 하지만 "손녀가 태극마크를 달았으면 좋겠다"는 할머니 유언에 따라 2022년 나고 자란 일본을 떠나 한국에 왔다. 한일 이중국적이던 그는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처음엔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 5대손으로 주목받았다.

묵묵히 하루도 빠짐없이 땀을 쏟은 그는 결국 실력도 입증했다. 지난해 세계유도선수권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29년 만에 금메달(여자 57㎏급)을 목에 걸었다. 이어 2024 파리올림픽에서 은메달(여자 57㎏급)과 동메달(혼성 단체)을 따내며 유도를 넘어 한국 스포츠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시안게임 개인전 출전은 내년 대회가 처음이다.

마침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해다. 매트 밖에서도 활약을 넓혀가길 원하는 허미미는 소속팀 감독이자 유도 여자 국가대표팀 코치인 김정훈 감독에게 "스포츠를 통해 한일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실제로 요즘 그를 섭외하기 위한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미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땐 한국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러다 독립투사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한국에 대해 공부하고 배우면서 재일동포 운동선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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