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南 장관들 "北, 주적 아니다"라는데…김정은 "철저한 주적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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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북한군 대연합부대 포병 구분대의 사격훈련 경기을 참관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포병부대의 사격훈련 경기를 참관하며 “가장 확실한 전쟁억제력은 가장 철저한 주적관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직접 “대한민국을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한다고 규정한 이후 지속해서 대남 적대 노선을 표방하고 있는 셈이다.

노동신문은 24일자 1면에 김정은이 전날 “조선인민군 대연합부대 포병구분대들의 사격훈련경기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임의의 전쟁과 위기에도 주동적으로 대응할 용기와 능력, 자신감은 전례와 한계를 초월하는 훈련혁명의 용광로속에서 연마되며, 그 어떤 강적도 타승하는 종합적이며 가공할 전력이자 수호자의 참다운 영웅성이고 강인성이며 금별의 위훈”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이어 “가장 확실한 전쟁억제력은 가장 철저한 주적 관점이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또 “전군의 각급이 포병무력전반에서 일어나는 획기적인 강세에 호응해 훈련 중시 기풍을 더욱 확고히 세우고, 실전훈련에 전력해 언제든지 전쟁에 즉각 임할 수 있는 군대, 싸우면 적을 반드시 괴(궤)멸시키는 일당백무적강군의 전투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가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했다.

김정은이 주적을 언급하며 이전처럼 ‘대한민국’을 특정하지 않은 것을 두고 해석의 여지를 남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지난 2023년 연말 전원회의에서 남북을 동족이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재규정한 뒤 남북 단절조치 등을 꾸준히 이어오는 걸 고려하면 이는 남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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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인민군 대연합부대 포병구분대들의 사격훈련경기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이는 이재명 정부의 초대 내각 장관 후보자들이 북한은 주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후에 나온 김정은의 직접적인 언급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의 인식과는 관계없이 김정은은 남한을 여전히 주적으로 간주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도 볼 수 있어서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4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주적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북한을 “위협”으로 규정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4일 인사청문회에서 “주적이 아니라고 어제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말씀하셨는데 거기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이 참관한 훈련은 “야간행군과 전투전개, 여름철 해인지대환경과 조건에서의 불의적인 적 목표에 대한 화력 습격 능력을 검열하고…불의에 제시된 해상목표를 제한된 시간 내에 급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해 전선 등에서 최전방 화력 지원 연습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날로 급변하는 현대전장의 가혹하고 첨예한 환경에 맞게 우리 식의 포병전술과 전투조법들을 부단히 혁신적으로,급진적으로 진화시켜나가야 한다”고 훈시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전 참전 등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전수받은 현대 포병 전술을 북한식으로 발전시켜 군 현대화 등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날 김정은의 훈련경기 참관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인 박정천 당 비서, 노광철 국방상이 수행했다. 현장에서 이영길 총참모장 등 총참모부 지휘관들, 각급 대연합부대 군정지휘관들이 김정은을 영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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