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LG 부진 속 SK하닉, 2분기 영업익 9조…'HBM 독주&a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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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25일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청주 캠퍼스 정문 앞으로 직원과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SK하이닉스가 2분기 9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인공지능(AI) 시장 훈풍 속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잇따라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것과 달리, SK하이닉스는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24일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212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5.4%, 영업이익은 68.5% 증가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해 4분기(매출 19조7700억원, 영업익 8조800억원) 기록을 넘어서는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41%로 지난 분기(42%)에 이어 40%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1분기 23%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확대됐다.

HBM 수요 타고 '나홀로 질주' 

이번 실적은 당초 시장 전망을 웃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실적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는 매출 20조7186억원, 영업이익 9조648억원이었다. 특히 같은 기간 경쟁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것과 비교하면 SK하이닉스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HBM3E 공급 지연 등의 여파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6% 감소한 4조6000억원에 그쳤다.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가전·모바일을 제외하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도 물류비와 관세 부담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6391억원에 머물며 전년 대비 46.6% 줄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는 견조한 HBM 수요에 힘입은 결과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에 적극 투자하면서 AI용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났다”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예상을 웃도는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5세대인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면서 높은 마진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HBM3E 12단의 가격은 HBM3E 8단보다 50∼60%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당초 올해 메모리 시장은 하반기로 가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상반기부터 견조한 수요 증가와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SK하닉 “하반기도 기대“…공급 과잉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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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구조도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AMD]

SK하이닉스는 향후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고객들이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AI 모델 추론 기능 강화를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과 세계 각국의 AI 주권 강화를 위한 소버린 AI(주권 AI) 구축 투자가 장기적으로 메모리 수요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사장은 “당사의 우수한 제품 경쟁력과 양산성을 토대로 HBM을 전년 대비 2배 성장시킨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2분기 큰 폭의 출하량 증가가 있었던 만큼 3분기는 완만한 출하량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며 “D램은 한 자릿수 초중반 수준, 낸드는 다소 제한적인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공급 과잉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골드만삭스는 “내년에 처음으로 HBM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며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내년부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HBM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경우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가 가격 결정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반도체 관세 정책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송현종 사장은 “내년 수요 가시성이 확보된 HBM 등 주요 제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올해 일부 선제적인 투자를 집행하겠다”며 “AI 생태계가 요구하는 최고 품질과 성능의 제품을 적시 출시해 고객 만족과 시장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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