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서에 주차하더니 "그냥 갈게요"…수상한 그 남자 잡고보니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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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6일 오후 7시 15분쯤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에 있는 유성경찰서 유성지구대 주차장으로 흰색 SUV 차량 1대가 들어왔다. 운전자는 빈 공간을 찾아 주차한 뒤, 차에서 내렸다.

재난 5월 26일 대전유성경찰서 유성지구대 경찰관들이 음주 상태에서 주차장에 들어왔다가 도주하는 운전자를 검거하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마침 지구대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하던 강희국 경감(순찰팀장)이 운전자를 발견한 뒤 밖으로 나와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물었다. 하지만 운전자는 우물쭈물하며 “아니 뭐~”라고 얼버무렸다. 운전자가 이상하다고 판단한 강 겸감이 지구대로 같이 들어갈 것을 요구했지만 “아니에요, 그냥 갈게요”라며 차량에 올랐다.
경찰관 질문에 "그냥 갈게요"라며 도주 시도
강 경감이 지구대 안에 있던 동료 경찰관을 불러 나오는 순간 운전자는 차를 몰고 도주를 시도했다. 경찰관들이 제지했지만 “그냥 간다구요”라며 그대로 출발했다.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강희국 경감 등은 차량 앞을 막아선 뒤 문을 열고 운전자에게 하차할 것을 요구했다. 운전자에게서는 술 냄새가 진동했다.

지난 5월 26일 대전유성경찰서 유성지구대 강희국 경감(왼쪽)이 주차장에서 음주 운전자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동료 경찰관이 음주측정기를 가져와 차량에서 내리지 않던 운전자를 대상으로 음주측정을 진행했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운전자를 차에서 내리게 한 뒤 다시 한 번 음주여부를 측정했다. 결과는 면허 취소 수준(0.08%)을 훌쩍 뛰어넘는 혈중알코올농도 0.145%의 만취 상태였다.
음주 측정 결과 만취 상태…현장에서 검거
조사 결과 운전자는 A씨(40대)로 유성지구대 주차장을 일반 주차장으로 착각하고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술을 마시고 운전한 거리는 800m 정도다. 유성지구대는 식당이 밀집한 곳에 위치한 데다 주차장은 지구대 정문과는 반대편으로 일반 주차장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A씨는 음주운전을 한 뒤 제 발로 자진 신고한 셈이다.

지난 5월 26일 대전유성경찰서 유성지구대 주차장에서 40대 운전자가 음주 측정을 하고 있다. 측정 결과 운전자는 면허취소 수준을 훌쩍 넘는 음주 상태로 확인됐다. [사진 대전경찰청]
강희국 경감은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긴급 체포한 뒤 사건을 유성경찰서 담당 부서로 넘겼다. 경찰은 A씨를 추가 조사한 뒤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 "단속도 중요하지만 운전자 의식이 우선"
경찰 관계자는 “(우리가) A씨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음주 운전에 따른 추가 사고 발생 가능성도 있었다”며 “음주 운전에 대한 강력한 단속도 중요하지만, 운전자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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