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본사 전경. 사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선워다를 상대로 한 배터리 기술 특허침해 소송에서 연이어 승소했다. 선워다와의 소송전에서 이긴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 경쟁 과열로 특허 기술을 둘러싼 국가 대항전도 첨예해질 전망이다.

특허관리 전문기업 튤립 이노베이션은 지난 17일 독일에서 진행된 선워다와의 배터리 기술 소송에서 법원이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고 24일 밝혔다. 선워다는 1997년 설립된 중국 리튬이온 배터리 전문 기업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르노-닛산, 지리자동차, 둥펑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루마니아 전기차 ‘다치아스프링’에 탑재된 선워다의 각형 배터리가 자사 핵심 배터리 기술 특허인 ‘전극조립체 구조 특허’를 침해했다고 봤다. 이는 코팅 분리막을 활용해 층층이 쌓여 있는 전극층이 분리되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일체화된 전극조립체를 형성하는 기술로, 전기차와 ESS 내 고출력·고용량 배터리 생산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독일 법원은 선워다가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결론 내리고 ▶해당 기술이 적용된 배터리의 독일 내 판매 금지 ▶잔여 배터리의 회수 및 폐기 ▶관련 회계 자료 제공 ▶손배해상 조치 등을 명령했다. 이번 판결은 즉시 집행 가능하지만, 선워다가 항소를 제기할 수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에도 선워다를 상대로 한 2건의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코팅 관련 특허침해 소송에서도 잇달아 승소했다. 당시에도 독일 법원은 해당 기술이 적용된 선워다 배터리의 독일 내 판매를 금지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향후 배터리 특허 기술을 둘러싼 소송전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월 기준 등록 약 4만여건, 출원 약 7만2000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최다 수준이다. 중국 배터리 업계의 글로벌 시장 공세가 확대될수록 특허 기술 침해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업계에 만연해 있는 특허 무임승차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실제 IT기기용 소형 배터리부터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이미 상업화되어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경쟁사의 제품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고유 기술을 침해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적으로 특허를 사용하는 기업들에 소송과 경고 등을 통해 강경 대응하는 한편, 글로벌 배터리 특허 라이선스 시장을 조성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