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강선우 지지' 정청래 vs '사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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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 후보가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찬대 당대표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가 24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8·2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강 전 후보자 사퇴에 대한 정반대 대응으로 본격적인 메시지 대결에 나섰기 때문이다. 두 후보의 서로 다른 결단이 '명심(明心·이재명 대통령의 의중)' 논란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박찬대 의원은 강 후보자의 사퇴 발표 17분 전인 지난 23일 오후 3시 30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누군가는 말해야 하기에 나선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강 후보자의 사퇴 사실이 알려지자 “결단을 내려서 감사하다”는 글을 재차 올렸다.
박 의원의 사퇴 촉구는 전당대회 초반 열세에 놓인 그의 막판 승부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충청·영남권 순회경선에서 정청래 의원이 권리당원 62.65%의 지지를 받은 반면, 박 의원은 37.35%에 그치며 크게 뒤처졌다. 박 의원 입장에선 일반국민 여론조사 등에서 반전을 꾀하기 위해 정 의원과의 차별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박 의원의 행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명심' 교감설이 제기됐다. 윤종군 의원은 “이런 중대한 사안을 혼자만의 독단으로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사퇴 요구 17분 후에 그런 발표가 있을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교감설을 부인했지만,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해야 하겠다는 부분에 있어서 많은 부분이 일치됐다”며 '명심'과의 접점은 강조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검찰과거사위원회법을 제정해 현재 재판 중인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에 정 의원은 강 전 후보자를 향한 위로 메시지에 집중했다. 정 의원은 “비가 올 때는 같이 비를 맞아 주는 것. 기쁠 때는 같이 기뻐하고 슬플 때는 같이 슬퍼하는 게 동지적 의리”라는 입장을 사퇴 전후로 유지하고 있다. 정 의원은 24일에도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 주는 것.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라며 “지금은 우리가 이재명 대통령과 당원 중심으로 단결할 때”라는 글을 올렸다.
정 의원의 ‘동지애’ 강조 전략은 친여(親與) 유튜버, 강성 지지층에 조응하는 전략이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 16일 유튜브 방송에서 “강 후보자는 ‘고용갑질 안 한 의원으로 밝혀져’라고 해야 진실에 가까운 보도”라며 적극 감쌌다. 이동형 작가도 지난 17일 “강 후보자는 낙마하면 의원 불패 낙마 첫 케이스가 된다. 대통령이 '임명해서 정치 생명을 끊었다'는 부담감이 생길 수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임명 강행 쪽에 무게를 뒀다. 이 대통령 지지층이 모인 디시인사이드 '이재명은 합니다' 게시판에도 강 전 후보자를 감싸는 글이 250건 넘게 올라왔다. 정 의원이 이날 “국민 이기는 정권 없고, 당원 이기는 정당 없다”는 메시지를 낸 것도 이런 여론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에 박 의원은 “지금 민주당에는 국민 뜻과 당원의 생각을 대통령실에 전달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집중하고 있다. 정 의원이 강 전 후보자를 위로하며 “동지”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미묘한 신경전 기류가 감지됐다. 박 의원과 가까운 노종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그림자로 일하며 의원을 보좌하는 이들 역시 동지”라고 언급했다. 강 전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논란을 간접적으로 지적한 것다.
박 의원의 승부수가 통할지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한 중진 의원은 “선거에 불리하다고 동료 의원이 지옥으로 떨어지는 상황서 사퇴를 촉구했다. 박 의원이 뭘 얻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에 “민주당과 대통령을 위해 먼저 욕받이를 자처했다”(안태준 의원)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이 하기 어려운 궂은 일, 지저분한 일을 대신하겠다는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줬다”(장철민 의원)는 주장도 나왔다. 두 후보는 27일 당이 주최하는 2차 방송 토론회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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