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방미 귀국' 위성락 "루비오 못만났지만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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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미국에서 귀국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방미 결과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했던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협상 카운터파트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을 직접 만나지 못하고 24일 귀국했다.
지난 20일 출국했던 위 실장은 사흘 간의 방문을 마치고 24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한·미 간의 현안 협상이 막바지 중요한 국면에 있다”며 “이 국면에서 무역·통상·안보·동맹 전반에 걸쳐서 한·미 관계에 총론적인 협의가 필요하다 생각해 (미국에) 간 것”이라고 말했다.
위 실장은 그러면서 “제 방문은 경제 관료가 하는 세부 협상을 지원하는 취지였다”며 “저는 가서 루비오 장관, 앤디 베이커 국가안보부보좌관 겸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서 협의를 충분히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초 기대했던 루비오 장관과의 직접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한·미 재무·통상 수장의 ‘2+2 통상 협의’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 일정으로 이날 돌연 취소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천공항에서 되돌아오는 일까지 겹치면서 양국의 관세 협상이 난관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졌다.
그러자 위 실장은 이례적으로 서면 브리핑을 통해 루비오 장관과의 협의 과정을 상세히 공개했다. 위 실장은 브리핑에서 “루비오 장관과의 21일 오후(현지시간) 협의를 위해 백악관 웨스트윙에 약속된 시간에 방문했고, 이 자리에는 미국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내 고위 인사인 베이커 보좌관과 니담 국무장관 비서실장도 동석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면담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루비오 장관을 긴급 호출함에 따라 우선 루비오 장관을 기다리면서 동석자들과 한·미 간 현안에 대한 충분한 의견 교환과 입장 전달을 했고, 루비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회의가 길어져 참석할 수 없게 되자 루비오 장관과의 추가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고 구체적 시간과 방식을 실무적으로 조율하기로 했다”고 했다. 또한 “(루비오 장관은) 이틀간 협의한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 및 관계 장관과도 충실히 공유하겠다며 적극적으로 협의에 임한 뒤 앞으로도 어떤 방식으로든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위 실장은 “루비오 장관 측으로부터 22일 미·필리핀 정상 행사 등으로 대면 협의가 어려우니 유선 협의를 진행했으면 한다고 연락을 받았다”며 “유선 협의는 충분히 진행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루비오 장관은 “위 실장과의 면담을 고대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호출로 참석하지 못했다”며 세 차례 사과를 했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위 실장은 “비공개 협의를 위한 방미였던 만큼 내용 설명엔 제약이 있다”며 “‘미국 측이 거절해 루비오 장관과의 면담이 불발됐다’는 일부 보도는 저와 루비오 장관의 명예뿐 아니라 민감한 협상 국면에서 한·미 간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오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열린 6경제단체와 기업인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미 간 고위급 소통 채널이 가동되는 가운데 국내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재계 총수와 만남을 계속하며 대미(對美) 투자 계획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 회동을 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최태원 SK 회장, 21일 김동관 한화 부회장을 각각 만났고 15일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14일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각각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의 기업 총수 연쇄 회동은 한·미 관세 협상의 진행과 맥이 닿아 있다. 최근 미국과 협상을 완료한 일본은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53조원)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관세를 낮췄다. 이 때문에 미국이 한국에도 대규모 대미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 대통령이 기업 총수를 연이어 만나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현지에서 조지아주의 차량 생산 확대와 루이지애나주의 신규 철강 공장 건설 등 총 21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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