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대구의 날’ 대구고와 경북고, 모두 웃었다…유신고와 서울고는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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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 3학년 김민준(왼쪽)과 여현승이 24일 경북 포항생활체육구장에서 끝난 대통령배 유신고와의 32강전에서 5-3 승리를 합작한 뒤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포항=고봉준 기자

같은 대구광역시를 안방으로 둔 대구고와 경북고가 제59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나란히 웃었다. 수도권의 강적들을 물리치고 16강행 티켓을 잡았다.

대구고는 24일 경북 포항생활체육구장에서 열린 32강전에서 난적 유신고를 5-3으로 꺾었다. 선발투수로 나온 나현서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유급생 듀오’ 김민준과 여현승이 각각 4이닝 3실점(2자책점)과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타선에선 3번 유격수 이지백이 안타 없이 땅볼 2개로 타점 2개를 올렸다.

중견수 오재원과 3루수 신재인이 버티는 유신고는 2학년 에이스 이승원의 부상 공백을 절감했다. 투수 5명을 나눠 쓰며 마운드를 운영했지만, 승부처에서 아쉬운 실수가 나오며 32강에서 탈락했다.

같은 날 경북고는 서울고를 7-1 잡았다. 선발투수 박주영이 6과 3분의 2이닝을 2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승리투수가 됐다. 5번 1루수 최우준은 3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대구고는 1회초 1사 후 오승재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배다승의 타석 때 유신고 박찬희의 폭투를 틈타 홈을 밟았다. 또, 배다승의 볼넷과 상대 폭투로 만든 2사 2루에서 이재준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 2-0으로 도망갔다.

대구고는 4회부터 에이스 김민준을 올려 승부를 걸었다. 5회에는 오승재의 1타점 좌중간 3루타와 이지백의 1타점 투수 앞 땅볼을 더해 4-0으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유신고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곧바로 이어진 5회 공격에서 오재원이 1타점 중월 3루타를 터뜨려 1점을 만회했다. 그러자 대구고도 7회 1사 만루에서 나온 이지백의 2루수 앞 땅볼로 다시 달아났다.

승부처는 7회 유신고 공격이었다. 1사 1루에서 오재원이 좌익수 옆으로 흐르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이어 이강민의 중전안타와 2루 도루로 만든 1사 2, 3루에서 신재인이 3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때려내 3-5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박지율의 유격수 직선타 때 신재인이 재빨리 2루로 귀루하지 못하면서 병살이 나와 유신고의 기세가 꺾였다.

위기를 넘긴 대구고는 여현승이 남은 2이닝을 무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지켰다. 4이닝 6피안타 3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한 김민준은 승리투수가 됐다.

시속 150㎞ 안팎의 빠른 공을 던지는 김민준은 9월 열리는 2026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선수로 꼽힌다. 이날 역시 여러 스카우트들이 김민준의 투구를 지켜봤다.

중학교 1학년 때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해 1년을 유급하며 천천히 기본기를 쌓은 김민준은 “이틀 전 던져서인지 오늘은 제대로 된 구위가 나오지 않았다. 힘이 떨어지고 있음을 스스로 느낄 정도였다. 오늘 내용은 50% 정도만 만족한다”면서도 “구속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오늘도 140㎞대 후반까지는 직구가 계속 나왔다”고 했다.

포항중을 나와 이번 대회가 더욱 특별하다는 김민준은 “내 장점은 볼넷이 적다는 데 있다. 빠른 공을 정확하게 꽂을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싶다”면서 “신인 드래프트가 다가오니 조금 떨리기는 하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나 할까. 일단 내 할 일을 하면서 신인 드래프트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선 여현승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었다. 올해 성적은 좋지 않지만, 경기 막판 가장 중요한 2이닝을 막아내며 대구고 손경수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여현승은 “사실 긴장은 조금 됐다. 그래도 가운데만 보고 내 공을 던진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다행히 내 호투가 승리의 발판이 돼서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여현승 역시 김민준처럼 유급의 기억이 있다. 고교 1학년 때 어깨가 좋지 않아서 1년을 쉬어 갔다. 직구 구위를 자신의 무기로 꼽은 여현승은 “이제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구고가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마운드에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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