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번트까지 댔던 ‘LG 4번’ 문보경…후반기엔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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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 4번 타자 문보경(25·사진)의 방망이가 다시 달아올랐다. 그의 묵직한 활약 속에 LG도 선두 탈환 의지를 불태운다.
문보경은 지난해 여름부터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다. 4번 타자로서 풀타임을 소화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 2019년 입단 이후 LG의 거포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꼽혔지만, 2000년생 젊은 타자에게 4번 타자라는 중압감은 절대 만만치 않았다.
올 시즌 출발은 좋았다. 5월까지 타율 0.315에 12홈런·4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8을 찍으며 신바람을 냈다. 하지만 상대 투수진의 집중적인 견제가 시작되자 흔들렸다. 33타석 연속 무안타 등으로 지난달 타율이 0.231에 그쳤다. 공교롭게도 LG 승률도 문보경의 타율과 엇비슷하게 내리막 곡선을 그렸다.
안타를 치지 못하면서 문보경은 조바심을 냈다. 벤치 사인 없이 기습 번트를 대기도 하고, 땅볼 타구에 1루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지난달 27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선 안타 없이 수비 실책 2개로 일찍 교체됐고, 더그아웃 구석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뭘 해도 안 됐다. 슬럼프에 빠진 이유를 모르니 더 힘들었다”며 “하위 타선이던 지난해와 달리 4번은 못 치면 티가 확 나는 자리라 부담감이 컸다”고 말했다.
빠져나올 길 없어 보였던 슬럼프는 의외로 단순하게 해결됐다. 올스타 브레이크에 잘 휴식하고 마음을 비웠더니 거짓말처럼 타격감이 돌아왔다. 23일까지 후반기 치른 5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했고, 3타점을 올렸다. 안타 6개 중 3개가 장타(홈런 2개·2루타 1개)였다. 하이라이트는 지난 23일 KIA전. 4-4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 무사 1루에서 KIA 불펜 조상우의 직구를 밀어쳐 팀 승리(6-5)를 결정짓는 투런포를 만들었다.
23일 기준 타점 3위(69개), 홈런 6위(16개)인 문보경은 “좋을 때의 타격 밸런스를 되찾은 것 같다. 타구가 뜨기 시작했다”며 “차분히 치다 보면 시즌 20홈런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웃었다. LG 역시 활짝 웃는다.
팀 관계자는 “문보경은 슬럼프 와중에도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3.90으로 리그 내 야수 중 톱클래스(3위)였다”며 “동갑내기 노시환(한화)과 나란히 KBO리그의 가장 젊은 4번 타자다. 자기 몫만 하면 선두 탈환의 선봉장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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