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동훈 전대 불출마…반탄파 우세에 숨고르기 나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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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8월 22일 열리는 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한 전 대표는 24일 오전 페이스북에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그 대신 나라 앞날을 걱정하는 동료 시민, 당원과 정치를 쇄신하고 당을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차기 당권 구도의 마지막 변수였던 ‘한동훈 카드’가 사라진 것이다.

그는 최근 당 상황에 대해 “혁신을 거부하는 걸 넘어 이참에 우리 당을 극우화하려는 퇴행 움직임도 커졌다”며 “지난 대선에 우리 당 후보로 나섰던 분, 당권 도전을 선언한 분까지 이에 맞장구치는 안타까운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20일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한때 친한계였다가 탄핵 반대(반탄)로 돌아선 장동혁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한 전 대표는 “우리에게 필요한 좋은 정치는 ‘윤 어게인’(Yoon Again)이 아니라 ‘보수 어게인’”이라며 “풀뿌리 민심, 당심이 제대로 움직여야 보수 재건이 가능하다. 앞으로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고 했다.

최근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재기를 주장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의 입당 논란이 불붙고,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부정선거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등 반탄파의 목소리가 커지자 찬탄파에선 ‘반(反)극우 연대론’과 함께 한동훈 출마론에 힘이 실렸었다. 실제 한 전 대표는 당 안팎의 인사들과 비공개로 접촉하며 출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그러나 찬탄파에 대한 비토가 진영 내에 확산되면서 불리한 여론 지형이 형성된 것이 한 전 대표 불출마 선언의 배경이 됐다. 24일 발표된 미디어토마토의 자동응답전화(ARS) 조사에 따르면 보수층에서 차기 당권 주자 선호도는 김문수 28.6%, 한동훈 13.6%, 안철수 13.1% 순이었다. 국민의힘 대표 최종 경선에는 책임당원투표 80%, 국민여론조사 20%가 반영돼 당심(黨心)이 결정적이다.

친한계 인사는 “출마하면 한 전 대표를 또다시 윤 전 대통령 ‘배신’ 프레임으로 엮어서 공격할 게 뻔했다”며 “아스팔트 우파와 뒤엉켜 진흙탕 싸움을 벌이느니 숨을 고르며 보수 재건의 길을 모색하는 게 낫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고 전했다. 부정 선거론과 윤 어게인 움직임 등 강경 여론을 짠물에 비유한 ‘짠물론’도 한 전 대표의 결심에 영향을 줬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짠물이 빠진 뒤에 한 전 대표가 움직여야 한다는 논리다.

차기 당권 판세는 일단 반탄파로 기울게 됐다. 반탄 진영에선 김문수 전 장관, 장동혁 의원, 찬탄 진영에선 조경태·안철수·주진우 의원이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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