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대인 청소년들 하차시킨 스페인 항공사 ‘반유대주의’ 논란

본문

17533775560407.jpg

2022년 7월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공항에서 스페인 저가 항공사 부엘링의 에어버스 A320 항공기. 지난 24일 스페인에서 약 50명의 유대인 프랑스 청소년들이 부엘링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강요받은 사건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페인 저가 항공사 부엘링이 유대계 프랑스 청소년들을 비행기에서 하차시킨 사건이 반유대주의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여름 캠프를 마치고 프랑스로 돌아가려던 유대계 청소년 47명과 인솔자 4명이 전날 오후 2시 30분쯤 파리행 부엘링 항공 여객기에서 강제로 하차당했다.

현장 상황을 담은 영상에는 인솔자로 보이는 한 여성이 스페인 경찰에 의해 바닥에 엎드린 채 수갑이 채워지는 장면도 포착됐다.

아미차이 치클리 이스라엘 디아스포라 장관은 엑스에 올린 글에서 “10세에서 15세 사이 유대인 프랑스 어린이들이 비행기에서 히브리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부엘링 항공사 승무원이 어린이들을 ‘테러국가 이스라엘’이라 지칭하며 기내에서 내리게 했다”며 “최근 발생한 반유대주의 사례 중 가장 심각한 것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한 유대인 청소년의 어머니는 이스라엘 매체 i24뉴스에서 “아이가 히브리어로 노래를 불렀는데 승무원이 ‘계속 부르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고 곧 경찰이 탑승해 일행을 모두 하차시켰다”고 말했다. 경찰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여성 인솔자에게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게 이 어머니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부엘링 항공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청소년 승객들이 기내에서 갈등적인 태도를 보이며 비행 절차를 방해했고 승무원 지시를 반복적으로 무시했다”고 반박했다. 또 “비상 장비를 부적절하게 조작하고 필수 안전 시범을 방해한 점은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항공사는 “승객 하차 결정은 종교적 표현과 무관하며 전적으로 탑승객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며 “종교적 신념은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차 후에도 일부 청소년의 ‘공격적 행동’이 계속돼 인솔자 한 명이 당국에 의해 제지됐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경찰도 성명을 내고 “이들 승객이 비상 장비를 반복적으로 조작하고 승무원 안내를 방해했으며, 조종사는 이를 비행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판단해 하차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수갑이 채워진 여성 인솔자에 대해서는 “경찰 명령을 따르지 않아 제지됐으나 체포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으로 해당 항공편 이륙은 2시간 넘게 지연됐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3,428 건 - 1 페이지